기사입력 2009-05-27 오전 10:59:56

◇전문간호사 손길로 최고의 서비스
◇간호사 창업 성공모델로 자리매김


　#1. 까르르르, 호호호.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들이 휴대전화 액세서리를 만들며 소년소녀 시절로 돌아간 듯 함박웃음을 터뜨린다. 치매로 인지기능이 저하되고, 혼자선 거동도 힘들지만 서툰 손놀림으로 만들기에 열중하는 노인들 곁을 간호사들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돌봐주고 있다.(너싱홈 그린힐)

　#2. 같은 시각, 바로 옆 건물에선 어르신 20여명이 흥겨운 반주에 맞춰 노래와 율동 배우기에 한창이다.(그린힐 데이케어)

　요양과 보살핌이 필요한 노인을 위한 모든 장기요양서비스를 한 지붕 아래서 받을 수 있는 이곳은 `너싱홈 그린힐'. 경기도 광주시 탄벌동에 위치한 `너싱홈 그린힐'은 치료와 간호, 주거와 여가활동, 재가환자를 위한 방문간호서비스를 하나의 시스템 아래 통합시킨 새로운 모델을 구축했다.

　대표브랜드인 입소시설 `너싱홈 그린힐'을 모체로, 주간보호시설 `그린힐 데이케어(상익재)', 혼자서 생활하기 힘든 노인들의 공동주거를 지원하는 `그린힐 그룹홈', 방문간호·목욕·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가장기요양기관 `그린힐 홈케어'를 운영하고 있다.

　데이케어센터에서 건강관리를 받던 어르신이 건강이 악화되면 너싱홈에 입소하거나 가정에서 방문간호를 받고, 중증의 케어를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혼자서 생활하기 어려울 경우 그룹홈 시설에 입주하면 되는 시스템이다.

　너싱홈 그린힐 조혜숙 원장(한국너싱홈협회 회장)은 “통합모형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복합적인 고객의 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효과적인 시스템”이라면서 “우리나라보다 장기요양서비스가 먼저 발달한 일본의 경우 5~6년 전부터 서비스를 통합시킨 시스템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너싱홈은 48병상으로 운영되며, 그룹홈은 9명이 동시에 생활할 수 있는 규모다. 광주시의 위탁을 받아 운영되는 데이케어센터는 매월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허약노인 20여명을 선정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너싱홈에는 조혜숙 원장과 5명의 간호사가 함께 근무하고 있다. 양질의 간호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간호사를 충분히 배치하는 데 힘쓴 결과다.

　조혜숙 원장은 “간호사가 운영하는 시설인 만큼 간호의 전문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경영방침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 간호사들은 중증의 노인환자 간호에 필요한 임상경력과 가정 또는 노인전문간호사 자격, 노인환자 간호에 필요한 민간자격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

　통합모형의 가장 큰 장점은 어르신들이 건강상태의 변화에 따라 이곳저곳의 시설로 옮겨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운영자 입장에서는 연속성 있는 간호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치료와 재활, 여가프로그램에 필요한 시설을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대상자와 보호자, 운영자 모두가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조혜숙 원장은 너싱홈 그린힐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하는 간호사들에게 자신의 경영노하우를 가감 없이 오픈한다. 보다 많은 간호사들이 노인장기요양서비스 영역에 진출해 창업에 성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지난 10년간 90여명의 임종을 지켰던 그는 “어르신을 단순히 돌보는 차원이 아니라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답게 생활하실 수 있도록 돕는다는 사명감을 갖고 성심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기자  yjlee@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