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0-09-27 오후 13:12:44

한방간호학이 정립되기 위해서는 한의학의 인간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한 동서양 간호를 접목해 기존 간호지식체계의 한계를 극복해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희대학교 동서간호학연구소(소장·이향련)와 간호과학부(학부장·김귀분)가 '동서간호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인간이해'를 주제로 개최한 제6차 간호학술대회에서 연자들은 한의학의 근간을 이루는 동양의 제반 사상과 철학을 간호와 접목시켜 강연했다.

고려대학교 철학과 이승환 교수는 "한방 간호학을 발전시키기 위해선 우선 '심신분리 불가능성'(몸과 마음은 분리될 수 없다)에 대해 이해해야한다"고 설명한 뒤 "간호사는 환자를 '병든 기계'로 볼 것이 아니라 '아파하는 동료인간'으로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간호사가 '아파하는 동료인간'이라는 감정이입의 자세를 가질 때 우리의 문화적 특성에 맞는 심리·정서적 간호까지 수행할 수 있게 되고 한방치료의 효과 또한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균관대 동양철학과 이현구 교수는 신체의 온전한 보존과 연관된다는 도가 양생론 사상을 소개하고 복식과 도인법, 행기법, 안마법, 침구법 등 도가에서 전하는 치료법들이 현대에도 효과적인 간호 중재로 활용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최승훈 경희대 한의과대학 교수는 "인체는 하나의 유기적인 정체이며 인간-자연계-사회는 밀접한 연계를 가진 불가분의 정체"라며 한방간호에서도 이같은 이론체계를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귀분 학부장은 "인간을 깊고 폭넓게 이해할 때 간호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며 "동양 철학, 사상 등 인문영역과의 교류를 통해 동서간호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한국적 간호의 새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미경 기자 mkpark@koreanurse.or.kr

2000-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