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3-07-10 오전 09:15:09

한국시그마데타타우(회장·이자형)는 4일 이화여대 학생회관 소강당에서 `간호와 윤리' 주제로 2003년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하고 병원 현장에서 말기 암환자 등 고통이 심하고 소생 가망성이 희박한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인들의 심정적 갈등을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황상익 서울대 의대 교수(의사학)는 `말기환자에 관련된 윤리적 문제' 주제강연에서 "우리나라 성인 남녀 1000여명을 대상으로 안락사에 대한 최근의 국민의식을 조사한 결과 56%의 응답자가 살아날 가망이 없는 병자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 인위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안락사'를 허용하는 것에 찬성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며 "그러나 안락사 허용은 의료인의 고의성 등 사실상의 살인행위 등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이어 "대한의사협회가 수용하자는 `소극적 안락사'의 경우에도 우리나라 의료현장에서 말기 환자들에게 관행적으로 행해져 온 것을 명문화한 것이기는 하나 문제는 회생 불가능에 대한 판정에 대해 명확한 세부지침이 없어 과연 어느 선을 적정한 기준으로 볼 것인가라는 문제가 남는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또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라 하더라도 환자에 대해 생명유지치료를 중단하는 것은 사망의 시기를 앞당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의료인의 입장에서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이밖에도 `의료과실로 인한 형사법적 문제'(손명숙 변호사), `장기이식 환자와 윤리적 문제'(하희선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코디네이터) 등의 강연이 진행됐다.

백찬기 기자 ckbaik@nursenews.co.kr

백찬기  ckbaik@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