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4-12-16 오전 09:24:09

　아시아 국가의 독특한 문화와 가치 특성이 반영된 `간호윤리 지침서' 개발이 시급하며, 학부과정에서부터 간호윤리교육이 강화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아시아 각 나라의 간호윤리교육 실태를 점검하고 발전방안을 논의한 심포지엄이 한국시그마데타타우(회장·이원희)와 연대 가정간호-호스피스연구소 주최로 1～2일 열렸다. 한국을 비롯 홍콩, 연변, 일본, 필리핀, 태국의 간호윤리학자들이 참석해 "Innovation of Nursing Ethics Education In Asia" 주제로 열띤 논의를 펼치고, 앞으로 서로 정보를 교류하고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아시아권 문화에 맞는 간호윤리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저명한 간호윤리학자 앤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샌프란시스코) 간호대학 명예교수는 특강을 통해 "아시아는 서양과는 분명하게 다른 문화적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반영한 윤리지침을 개발,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례로 "수술을 위해 동의서를 받을 경우 미국에서는 환자 개인의 자율적인 동의가 중요한데 비해, 동양에서는 환자를 둘러싼 가족의 동의가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데이비스 교수는 세계 각국을 다니며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쌓았으며, 특히 일본에서 다년간 체류하면서 아시아 문화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연구한 학자이다.

　이같은 윤리교육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무엇보다 각 나라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간호윤리 가이드북이 시급히 개발돼야 한다는데 심포지엄에 참석한 학자들이 뜻을 같이했다.

　각 나라의 윤리교육 실태도 보고됐다. 기본간호학에서 윤리를 가르치고 있는 경우가 많았으며, 국제간호협의회의 기본지침을 토대로 겉핥기식 교육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앞으로 간호대학 학부과정에서부터 독립과목으로 간호윤리를 개설해야 하며, 특히 문제해결능력을 키워줌으로써 간호사가 환자의 옹호자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육시켜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가 모아졌다.

　윤리교육을 맡고 있는 교수들을 위한 다양한 교수법 개발에 대해서도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다. 윤리는 어렵고 골치 아프다는 선입견과 거부감을 없애고, 간호실무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이면서 감동적인 교육을 하자는 것이 핵심. 영화나 문헌사례를 보고 토론하는 수업, 온라인 교육 등이 효율적인 방안으로 제시됐다.

　각국 간호사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심각한 윤리적 갈등은 말기환자의 치료과정, 치료중단 결정 상황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와 의사간에 주로 이뤄지고 있는 윤리적 선택과 의사결정 과정에서 간호사가 할 수 있는 전문적인 역할을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번 심포지엄을 계기로 국가간 네트워크를 구축, 서로 정보를 교류하고 공동연구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후속작업을 위해 내년 5월 대만에서 열리는 국제간호협의회 총회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이원희 회장은 "간호사가 분명한 직업윤리를 갖고, 윤리적으로 간호실무를 하고, 환자의 진정한 옹호자로서 책임 있는 윤리적 의사결정을 내릴 때 간호전문직은 국민들로부터 존경받고 신뢰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규숙 기자 kschung@koreanurse.or.kr

정규숙  kschung@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