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08-10 오후 13:32:24

　알코올 의존 환자를 대상으로 한국 전통 `덕행인지 간호중재'를 적용한 결과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책임연구자인 임숙빈 을지의대 간호대학 교수는 `한국의 전통 덕행인지 중재가 알코올 의존 환자들의 병식 개선에 미치는 영향' 논문을 통해 그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논문은 SSCI 등재지인 `Perspective in Psychiatric care' 내년 8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덕행인지(德行認知) 간호중재'는 대상자의 특성이나 사회문화적 요소가 치료 결과 및 치료 후 사회적응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점을 고려해 한국 전통 유학사상을 환자 증세 개선 중재에 적용한 것이다. 성리학의 대가 이퇴계 선생의 `심학(心學)'과 율곡 선생의 `구용구사(九容九思)'에서 도출한 `심적 자기조절과정'을 알코올 의존 환자 개선 중재에 적용했다.

　`심학'은 자기조절력을 키워 성숙한 인격을 완성해 나간다는 것이며, `구용구사'는 자기조절력 강화를 위한 9가지 마음수양과 몸수양 방법이다. `구용'은 △고요한 얼굴빛 △신중한 발놀림 △공손한 손놀림 △멈춰진 입매 △차분한 목소리 △곧은 고개 △엄숙한 기운 △덕있는 모습 △단정한 눈매 등이다. `구사'는 △밝게 볼 것 △바르게 들을 것 △진심을 담아 말할 것 △온화한 얼굴빛 △공손한 자세 △조심한 일처리 △의심나면 물어볼 것 △화를 내고 난 후 부작용 염두 △얻는 것이 있을 때 옳은 것인지 생각할 것 등이다.

　임 교수는 이같은 덕행인지 간호중재에 2개월 이상 참여한 22명과 참여하지 않은 대조군 22명의 병식(병에 대한 인식) 개선 상태를 분석했다. 강압적이지 않은 치료 환경에서 자율성에 중점을 두고 중재를 실시했으며, 3회 이상 부적절한 행동을 하면 다른 병동으로 옮기는 삼진아웃제를 규칙으로 했다. 중재기법으로는 △담당간호사제로 신뢰 형성(간호사 1명이 4～5명의 환자 지속 담당) △구용구사의 체득화 및 일상화(암송 독려) △자기성찰 및 긍정적 피드백 훈련(간호사 1명과 환자 2명이 한 조로 구용구사에 의거해 주1회 성찰) △상황 적응력 증진 예절교육을 적용했다.

　그 결과 중재기법을 적용한 군이 대조군에 비해 병식 수준이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들의 병식수준을 등급화한 척도에서는 `병식 수준이 높은 비율'이 중재 적용 전 27.3%에서 적용 후 67.6%로 3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병식수준이 낮은 비율'은 18%에서 9%로 절반 정도 줄어들었다. 특히 알코올 의존에 따른 `조절력 상실'과 `의존상태'에 대한 자각이 높아졌다.

　임숙빈 교수는 “자신이 알코올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진정한 병식'과 `조절력'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덕행인지 간호중재가 이를 향상시키는데 효과적인 것을 보여준 것으로, 한국 전통문화 특성을 실용화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hjkim@koreanurse.or.kr

김현정  hjkim@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