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12-26 오전 10:10:10

◇ 지방대학 역량 경쟁력 커지면서 가속화

◇ 교통 인터넷 발달로 시공간 장벽 없어져


　각 분야별 간호학회마다 회장을 서울과 지방대학 교수가 번갈아 가며 맡는 추세이다. 이는 간호학문이 지역별 격차 없이 균등하게 발전하고 있고, 한국 간호의 수준과 역량이 업그레이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청신호로 평가되고 있다.

　지역사회간호학회의 경우 1996년부터 서울과 지방대학 교수들이 돌아가면서 학회장을 맡아 안정적으로 운영해옴으로써 좋은 모델이 됐다. 2000년 이후 각 학회별로 서울 - 지방 순환 추세가 가속화됐으며, 현재 한국간호과학회 산하 8개 분야별 학회가 모두 전국 대학에서 고루 학회장을 배출하고 있다. 이외 다양한 분야별 간호학회마다 같은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조직 안정화 지방대학 역량 강화=최경숙 노인간호학회장(중앙대 간호학과 교수)은 “신생 학회의 경우 초반기에는 임원진이 자주 만나 긴밀히 의사소통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수도권 중심으로 구성되는 것이 유리한 면도 있다”면서 “하지만 조직이 탄탄해지고 안정기에 접어든 많은 학회의 경우 지역에 관계없이 역량 있는 교수들이 회장을 맡아 잘 이끌어나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방대학의 경쟁력이 높아진 것도 중요한 요인. 이광자 한국간호과학회 차기회장(이대 간호과학대학 교수)은 “연구업적과 역량을 평가하는 것이 당연해지면서 교수들의 경쟁력이 강화됐고, 한국간호평가원에서 시행하는 간호학분야 평가가 대학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면서 “박사학위 취득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점 역시 고무적”이라고 분석했다.

　소희영 재활간호학회장(충남대 간호학과 교수)은 “각 지역에서 간호학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리더들 가운데 학회장으로서 자질과 면모를 두루 갖춘 인재들이 많다”면서 “과거에 비해 지방대학 교수들의 경쟁력이 한층 높아졌으며, 연구 실적이나 명성 등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국 일일생활권 인터넷 영향 커=교통이 발달하면서 전국이 일일생활권이 된 점을 빼놓을 수 없다. 김태임 아동간호학회장(대전대 간호학과 교수)은 “고속철도(KTX) 등 교통수단이 획기적으로 발달하면서 서울과 지방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고, 학회를 운영해 나가는 데 있어 지리적 요인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인터넷과 이메일 역시 시공간을 허문 일등공신이다. 김영임 한국산업간호학회장(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은 “인터넷과 이메일 덕분에 어느 지역에 거주하든 학회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는 시대가 됐다”면서 “어느 지역이냐, 어느 학교 출신이냐 보다는 얼마나 열의를 갖고 학회 활동에 참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원정숙 정신간호학회장(경희대 간호과학대학 교수)은 “학회의 핵심사업 중 하나가 학회지를 발간하는 것인데, 요즘은 논문 제출, 심사 등의 과정이 온라인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지역적인 거리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희승 기초간호자연과학회장(가톨릭대 간호대학 교수)은 “학회마다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교류하고 다양한 연구논문을 공유할 수 있게 된 점도 획기적인 변화”라고 말했다.

　△회원 참여 높아지고 간호학문 발전=김정남 지역사회간호학회장(계명대 간호대학 교수)은 “서울과 지방의 간호학자들이 활발히 교류하면서 각 지역별로 특화된 연구활동이 촉진됐고, 그 결과 연구의 폭이 넓어지고 수준도 높아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다”면서 “회원 수도 크게 늘어났고, 유대감과 결속도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서순림 전 성인간호학회장(경북대 간호대학 교수)은 “지방회원들이 학회 활동에 적극 관심을 갖게 됐고, 특히 학술대회에 참여하는 회원이 늘면서 탐구하는 학회 본연의 목적에 충실할 수 있게 됐다”면서 “지역이사가 더불어 활성화되면서 조직운영 면에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공동취재=정규숙 이유정 김현정 김경원 기자〉

정규숙기자  kschung@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