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8-05 오전 10:00:29

◇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 필요
◇ 병원간호사회 조사보고서 발표

　간호사 인력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특히 간호사들이 출산과 자녀양육으로 인해 병원을 그만두지 않도록 직장보육시설을 확대하는 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이는 병원간호사회(회장박광옥)가 `병원 보육현황 및 보육시설 요구도 조사' 보고서를 통해 제시한 내용이다. 전국 150병상 이상 병원 145곳과 이곳에 근무하는 기혼 간호사(임산부를 포함해 6세 미만의 자녀가 있는 경우) 5033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병원 보육시설 운영 현황 = 보육지원을 하고 있는 병원은 73곳(50.3%)으로 절반 정도였다. 직장보육시설 설치 26곳, 지역보육시설 위탁 25곳, 보육수당 지급 22곳이었다. 나머지 절반은 아무 것도 지원하지 않고 있었다.

　직장보육시설의 운영시간은 12~14시간이 10곳(38.5%), 9~11시간이 6곳(23.1%)이었다. 24시간 운영하는 곳은 없었다. 운영일수는 주 6일이 22곳(84.6%), 주 5일이 4곳(15.4%)으로 나타났다.

　직장보육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병원들이 호소한 가장 큰 어려움은 재정부담이었다. 병원들이 가장 시급한 개선사항으로 꼽은 점은 정부의 보육시설 운영비 지원 확대였다. 현재 보육지원을 하지 않고 있는 병원 중에서 정부의 지원이 있다면 보육시설을 설치할 의사가 있다고 한 곳이 56.9%였다.

　△육아문제 심각한 스트레스 = 육아문제로 인한 간호사 이직률은 연평균 8.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간호사들은 대부분 자녀양육 때문에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99.0%)를 받으며 시간 외휴일 근무(96.7%), 출장 및 연수(92.9%), 업무집중(90.3%)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간호사들이 현재 이용하고 있는 보육방법은 조부모 또는 친척이 주를 이뤘다. 주간 양육자는 조부모/친척이 56.0%, 어린이집/유치원/학원이 30.2%였다. 야간 양육자는 조부모/친척이 72.0%, 배우자가 20.5%였다.

　△간호사들이 원하는 보육정책 = 설문에 응한 간호사의 절반 이상(51.9%)이 `병원 내 직장보육시
설'을 원했다. 10명 중 7명이 직장보육시설이 있다면 이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용하지 않겠다는 간호사 중에서는 대중교통으로 아이와 함께 출퇴근하는 것이 번거롭다는 이유가 가장 많았다.

　희망하는 직장보육시설 운영시간은 24시간(48.1%)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오전 6시 30분~오후 11시(36.9%)였다. 운영일수는 주 7일(52.0%)을 가장 선호했고, 다음으로 월~토요일(27.3%)이었다.

　병원간호사회는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간호사가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절실하다”면서 “상시 여성근로자 300인 이상인 병원에서는 의무적으로 직장보육시설을 설치하도록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행 영유아보육법에서는 상시 여성근로자 300인 이상 또는 근로자 500인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에 직장보육시설을 설치토록 규정하고 있지만, 강제규정이 없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병원간호사회는 “300인 미만 병원에서 직장보육시설을 설치할 수 없는 경우에는 지역보육시설을 공동으로 이용하거나, 보육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면서 “자녀 연령대에 따른 차별화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병원의 특성 상 24시간, 주 7일 운영되는 직장보육시설이 필요하다”면서 “24시간 운영 직장보육시설을 활성화하기 위한 시범사업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유정기자  yjlee@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