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0-09-22 오후 15:15:40

"보건간호사는 지역사회와 주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교과서에 나와 있는 그대로 보건간호업무를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지요."

미 뉴욕주 소포크 카운티에서 보건간호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정명자 간호사는 9일 대한간호협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시종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미국 보건간호(Public Health Nursing)의 현황과 비전을 피력했다.

정 간호사는 소포크 카운티 보건간호국 산하 리버헤드 사무소에서 84년부터 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다. 최우수 보건간호사로 뽑혀 상을 받기도 한 그는 카운티 내 보건간호사 100여명 중 유일한 외국인. 67년 서울대를 졸업한 후 71년 도미해 방문간호사로 오랜 경험을 쌓았다.

정 간호사는 "보건간호국에서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모자보건사업"이라면서 "임신부 가정을 방문해 계획된 산전간호를 제공하고 아기의 성장발육과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퇴원환자, 노인, 말기암·에이즈 환자들을 위한 가정간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건강문제는 물론 어린이 학대·마약 등 사회 악을 예방하고 조기발견하는데도 힘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보건간호사는 주민들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문제점을 발견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사람"이라고 설명한 정 간호사는 "한 사람 또는 한 가정의 삶을 건강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 줄 수 있다는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 간호사는 21세기 간호사는 보건의료분야를 뛰어넘어 여성·사회운동을 주도할 수 있는 비전과 통찰력을 지닌 전문가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앞으로 한국 간호사들이 미국의 간호현장을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월드미션이란 자선단체를 운영하며 소포크 카운티에 거주하는 한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는 정 간호사는 "간호는 나의 직업이자 취미이며 인생의 모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정규숙 기자

작성일 : 200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