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3-01-23 오전 09:19:43

　대한간호협회 고시장학생이었던 남상숙 간호사가 제44회 사법시험에 합격, 화제가 되고 있다. 남씨는 이화여대 간호과학대학을 1997년 졸업하고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험 공부에 매달려 5년여만에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대학 재학시절 계속해서 간호학을 공부해 간호교육자의 길을 가고 싶었지만 남과 다른 길에 도전해 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사법시험을 준비하게 됐다.

　사법시험 공부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대학 3학년 겨울방학. "병원에 취직해 간호사의 길을 가는 것보다 공부를 계속하는 게 적성에 맞는다는 생각에 사시를 준비하게 됐고 모자란 한자공부를 쉬엄쉬엄 해나간다는 생각으로 민법총칙 책 속의 한자를 찾아 공부했지만 졸업을 앞두고 임상실습을 하면서 공부한다는 게 여간 어렵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특히 아버지를 여의고 마음으로 의지했던 어머니마저 1999년 암으로 돌아가신 뒤 여러 가지로 힘들었다고 말했다. "졸업을 한 뒤 취직을 하지 않았다는 게 그 때만큼 죄책감으로 느껴진 때가 없었다"는 그는 간호사의 길을 다시 갈까 많이 망설이기도 했다.

　많은 어려움에 봉착해 있던 그에게 큰 힘이 된 건 대학시절 은사인 신경림 교수의 격려와 간호협회에서 받은 고시장학금. 이후 견디기 힘든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며 2001년 1차에, 2002년 2차 시험에 무난히 합격했다.

　"사시에 합격하던 날 꿈이 이루어져 기뻤지만 실감이 나지 않아 그냥 하늘을 쳐다보며 엉엉 울었다"는 그는 "사시를 준비하는 기간동안 가장 어려웠던 것은 자신과의 싸움이었다"며 "사법연수원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판사의 길을 걷고 싶다"고 말했다.

백찬기 기자 ckbaik@nursenews.co.kr

백찬기  ckbaik@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