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05-25 오전 08:50:41

　한국인 최초로 국제기구 수장에 올랐던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 World Health Organization) 사무총장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5월 22일 별세했다. 향년 61세.

　고인은 지난 20일 오후 WHO 총회를 준비하던 중 두통을 호소하며 갑자기 쓰러져 칸토날병원에서 뇌혈관 혈종 제거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22일 열린 WHO 총회 개막식에서는 전 세계 140여개국 대표단이 고인을 애도하는 묵념을 올렸고, 유엔 유럽본부는 공식 유엔기를 조기로 게양했다. 살가도 WHO 총회 의장은 “ 우리는 조류 인플루엔자에 맞선 이종욱 박사의 뛰어난 업적을 가슴에 새길 것”이라며 애도했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등은 “ 인류 건강의 수호자이며 옹호자였던 지도자를 잃게 된 것은 세계 보건계의 비극적 손실”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WHO 사무국 3층에 마련된 빈소에는 총회에 참석 중인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조자 대한간호협회장 등 한국 대표단 20여명과 각국 대표단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외교통상부는 국내 조문객을 위해 서울 서초동 외교안보연구원에 분향소를 마련했다.

　장례는 세계보건기구장으로 24일 제네바 현지에서 치러졌으며 화장된 유해는 서울로 운구돼 국립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정부는 고인에게 국민훈장 중 최고 등급인 무궁화훈장을 추서키로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가라부키 레이코 여사와 미국 코넬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아들 충호씨가 있다.

　고인은 1976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하와이대에서 유학했다. 남태평양지역 사무처 한센병 퇴치 팀장으로 WHO와 인연을 맺은 뒤 서태평양 질병예방국장, WHO 본부 백신사업국장 결핵관리국장 등을 거치며 20여년간 세계 보건의료 발전에 공헌해 왔다. 2003년 7월 유엔과 함께 가장 크고 오래된 국제기구인 WHO 사무총장에 취임한 후에는 에이즈, 사스, 조류 인플루엔자 등의 퇴치사업에 전력을 기울여왔다.

이유정 기자 yjlee@koreanurse.or.kr

이유정  yjlee@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