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08-23 오전 09:17:22

크림색 드레스를 단아하게 차려입은 여성 중창단이 무대에 들어섰다. 다소 긴장한 듯 했지만 어느새 `샹젤리제'와 `천사의 말을 한다 해도'라는 두 곡의 멋진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청중들의 열렬한 박수가 쏟아지고 중창단원들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정말 긴장하고 떨렸었는데 청중들의 박수소리가 들리는 순간 그동안 연습해 온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며 행복해졌습니다. 이 행복감을 환자들에게 그대로 전해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제주한마음병원 중창단 `아마빌레' 회원인 고정선 수간호사는 아직도 무대 위에서처럼 가슴이 설렌다고 말한다.

제17회 탐라합창제에서 장려상의 영예를 얻은 `아마빌레' 단원 20여명은 모두 제주한마음병원 간호사들이다. 아마빌레는 1999년 창단된 이래 이번에 처음 외부 무대에 서게 됐다. 바쁜 간호사들이 언제 이렇게 멋지게 노래 연습을 했냐면서 격려해주는 청중들이 많았다고.

중창단은 원내행사와 봉사활동에서 아름다운 선율을 전하는 것은 물론 결혼식과 같은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축가를 불러 행복과 기쁨을 배가시켜주고 있다. 그러다보니 20여명의 단원들은 환자는 물론 직원들 사이에서 행복 메이커로 인기 만점이다. 아마빌레의 노래는 연습시간에도 환자와 보호자들의 발길을 붙잡을 정도로 수준급이다.

외부 무대에서 상도 받았지만 아마빌레 단원들은 자신들의 본연의 역할은 병원 안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병마와 싸우느라 지치고 힘들어하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마음에 한줄기 위로와 빛이 되는 하모니를 선사하겠다는 것. 간호사들이 뜻을 모은 아마빌레의 탄생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미혜 단장(수술실 책임간호사)은 “노래를 하면 행복해져요. 행복한 간호사가 환자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거 아닐까요”라며 “아마빌레가 기쁨의 하모니로, 행복한 간호로, 환자들의 마음과 몸을 치유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hjkim@koreanurse.or.kr

김현정  hjkim@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