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1-12-20 오전 10:01:36

현행 간호관리료 수가는 간호산정 원가에 비해 턱없이 낮게 책정돼 있다는 연구결과가 외부 연구기관에 의해 연이어 입증되면서 대한간호협회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간협은 지난 9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보건복지부 용역과제로 진행중인 '상대가치 적정성 평가'와 관련, 의견서를 제출하고 "간호관리료는 의료기관 종별로 투입된 원가에 근거해 대폭 현실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간협은 특히 이 의견서를 통해 "간호관리료를 입원료에서 분리해 '기본간호료'로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면서 "현재 간호관리료 등급간 차등화 수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것은 병원경영을 어렵게 만들므로 등급간 차액을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간협은 또 "집중치료실의 경우 원가보존을 위해 간호사 인력, 시설, 장비에 따라 수가를 차등지급해야 하며 응급실과 수술실도 응급실 환자 체류시간과 수술시 소요되는 간호원가가 고려돼야 하고 2500∼3500원의 외래 간호료 신설도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보사연에서 연구를 진행중인 최병호 박사는 "우리나라의 경우 사회보험 형태로 의료시장이 규제된 상황에서의 진료행태와 투입자원을 기초로 상대가치를 계산했기 때문에 상당한 왜곡을 안고 왔다"고 지적하고 "의약분업과 같은 제도적 변화에 의해 진료비용의 크기와 구조가 바뀌게 되는 환경변화를 충분히 감안하지 못한 채 상대가치가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송건용 연구실장팀은 최근 '병원 입원료 원가산정과 병원경영 합리화 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현실과 크게 동떨어진 우리나라 병원의 간호관리료와 입원료를 병원 종별로 투입원가에 근거해 대폭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환자 재원일당 일반병실 간호관리료는 종합전문요양기관(대학병원)의 경우 5600원으로 산정원가 3만2118원과 비교해 17% 수준에 불과했다. 또 종합병원은 26%(수가 5150원, 원가 2만51원), 병원은 43%(수가 4550원, 원가 1만494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집중치료실의 성인과 소아환자 재원일당 간호관리료도 종합전문요양기관은 1만6175원으로 산정원가(12만925원)의 13%에 머물렀으며, 종합병원도 27%(수가 1만4800원, 원가 5만4346원)에 불과했다. 신생아환자 역시 1만8850원으로 산정원가(6만8131원)와 비교해 28%로 크게 낮았다.

간호관리료가 포함된 일반병실 입원료는 종합전문요양기관 18%(수가 2만2400원, 원가 12만7327원), 종합병원 31%(수가 2만600원, 원가 6만6763원), 병원 34%(수가 1만8200원, 원가 5만2973원) 수준에 불과했다.

집중치료실 입원료 역시 성인과 소아환자의 경우 종합전문요양기관 24%(수가 6만4700원, 원가 26만9297원), 종합병원 42%(수가 5만9200원, 원가 14만1285원)에 그쳤으며 신생아 집중치료실도 원가 대비 수가 비율이 36%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병원 종별 입원환자의 재원일당 입원료 순손실액이 상급병실료 수입을 포함해도 종합전문요양기관은 7만468원, 병원은 2만4843원에 달하는 것으로 이 보고서는 추정했다. 특히 성인과 소아 집중치료실 입원료 손실액은 종합전문요양기관과 종합병원이 각각 20만4597원과 8만2085원인 것으로 나타나 일반병실보다 크게 높았다.

백찬기 기자 ckbaik@nursenews.co.kr

백찬기  ckbaik@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