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1-07 오후 16:43:07

“간호사로 자부심과 열정 갖고 살길”

　대한간호협회장을 지낸 홍(손)옥순 선생이 12월 14일 오후 8시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에서 별세했다. 향년 91세.

　장례식은 12월 20일 오전 9시에 치러졌으며, 고인은 뉴욕주 남부 도시 포킵시 공원묘지에 안장됐다. 유족과 지인들, 강원희 뉴욕한인간호사회장 등이 참석해 고인을 애도했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장은 조사와 조화를 보냈다. 장례식에서 낭독된 조사에서 “선생님은 한국 간호의 수준을 높이고 대한간호협회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신 큰 어른이시며, 선생님의 삶은 간호에 대한 열정과 신념으로 가득했다”면서 “천국에서도 선생님의 큰 사랑이 저희들에게 계속 이어질 것이라 믿으며, 선생님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홍옥순 선생은 1936년 세브란스간호학교(연세대 간호대학 전신)를 졸업했다. 1946년 11월 11일 대한간호협회가 한국인 간호사만으로 구성돼 새롭게 출범했을 당시 초대회장으로 선출됐으며, 이후 6~7대 간호협회장(1958~1961년)을 맡아 헌신했다. 회장 재임 중인 1949년 6월 우리나라가 국제간호협의회(ICN) 정회원국으로 가입했다.

　미군정청 보건후생부 초대 간호사업국장(1945~1951년)으로 일했으며, 경희간호전문대학 초대학장(경희대 간호학과장 겸임)을 지냈다. 1972년부터 뉴욕에서 간호사로 일했으며, 뉴욕한인간호사회 초대회장을 지냈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기장을 수상했다.

　한국 간호역사의 한 장을 기록한 홍옥순 선생의 열정과 간호를 사랑하는 마음은 생전에 고국의 후배들에게 보내온 글을 통해 잘 남아 있다. 2000년 11월 간협신보에 실린 글의 일부분이다.

　“멀리 미국 땅에서 살지만 저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여전히 한국 간호에 쏠려 있습니다. 요즘도 서울에서 보내오는 간협신보를 꼬박꼬박 읽고 있답니다. 대한간호협회와 한국 간호사들의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저 감개무량할 따름입니다. 여러분 모두 간호사로서 자부심과 열정을 갖고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데 앞장서고, 여성문화와 국가 발전을 위해 기여하시길 바랍니다. 더욱 발전하시고 기쁨 가득한 삶을 누리시길 기원 드립니다.”

정규숙기자  kschung@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