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9-28 오후 18:54:59

　오후 1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본관에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가 울려 퍼진다. 휠체어를 탄 할머니, 아기를 안고 있는 엄마도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귀 기울인다.

　건반 위를 부드럽게 물결치며 능숙한 화음을 만들어내는 연주자는 이지수 외래내과 책임간호사다. 올해로 근무 10년차인 그는 매주 수·금요일, 점심시간 30분씩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다.

　연주를 시작한 것은 2007년부터. 전 남윤호 간호부장이 기부한 병원발전기금과 간호부 바자회를 통해 조성한 성금이 모여 피아노가 마련된 때다.

　병원 행사 때 피아노를 연주해 왔던 그에게 제의가 들어왔고, 흔쾌히 시작했다.

　사람들의 호응이 커지면서 정기적으로 연주하게 됐다. 직접 곡 선정을 해 30분 간 7∼8개 곡을 연주한다.

　“2층에서 연주를 듣고 내려와 한참을 울고 간 보호자 한 분이 생각나요. 연주된 곡이 `마이 웨이'였는데 자신의 삶을 돌이켜보게 된다며 많은 위안을 받았다고 하셨어요. 그럴 때마다 저도 큰 힘을 얻습니다”

　3년 간 꾸준히 피아노 연주를 해온 덕에 팬들도 생겼다. 연주가 없는 날 서운해 하는 환자와 보호자들, 응원해 주는 동료들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

　“퇴직 후에는 각 병원을 돌아다니며 피아노 연주 자원봉사를 하고 싶어요. 바쁜 일상을 쪼개 뮤직테라피에 관한 공부도 시작할 계획입니다.”

김정미기자  jmkim@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