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3-29 오후 14:17:16

일흔을 넘긴 간호사들이 복지관을 찾아가 노인들의 건강을 돌보는 자원봉사활동을 펼치면서 자신의 재능을 아낌없이 나누고 있다.

　“연배가 비슷한 노인들을 만나면 친구 같고, 어르신들을 뵈면 부모님 같아요.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는 게 저희 일이죠. 이 나이에도 전문성을 살려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니, 간호사여서 행복합니다.”

　안옥분(74세)·정서옥(74세)·이영자(70세) 간호사는 `어르신 의료봉사단'으로 13년째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서울시 서북병원, 서울시 보건소, 서울시 어린이병원 등에서 근무하다 정년퇴직 후 봉사활동에 나섰다. 이들은 서울시 은평노인종합복지관과 4곳의 노인복지센터를 찾아다닌다. 은퇴한 의사와 함께 무료진료를 하고 있는데 하루 100여명의 노인들을 만난다.

　정서옥 간호사는 “처음에는 노인들이 우리 봉사자들을 경계하기도 했는데, 그럴수록 몸을 낮추고 진심으로 정성껏 돌봤다”면서 “의학용어는 쉽게 설명하고 눈높이에 맞추려고 노력한 덕분에 이제는 한가족처럼 믿고 통하는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진료가 시작되면 혈압측정부터 차트정리까지 현역과 다름없이 정확하고 신속하게 일을 처리한다. 건강상담과 교육에도 정성을 쏟는다. 저혈당 쇼크 등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응급조치를 한다.

　안옥분 간호사는 “행복한 미소를 짓는 노인들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면서 “불편한 몸으로도 얼굴을 곱게 단장하고 오는 사람, 손수 만든 음식을 갖고 오는 사람, 사랑스럽고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다”고 밝혔다.

　이영자 간호사는 “노인들 중 누구도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늘 배려하는 것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비결”이라면서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될까 항상 고민한다”고 말했다.

　세 간호사를 지켜보고 있는 정영임 은평노인종합복지관 선임팀장(간호사)은 “은퇴한 간호사들이 어떤 삶을 살아야할지 그 길을 보여주는 선배님들이 계셔 감사하고, 건강하게 오랫동안 활동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보배기자  bbkim@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