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2-01-24 오전 10:12:33

보건복지부가 중소병원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병원 간호사의 인력기준을 완화하고 정원의 일정범위 내에서 간호사를 간호조무사로 대체하는 방안과 산부인과에 조산사를 임의적으로 둘 수 있도록 하려던 방침이 최영희 국회의원(민주당·전 대한간호협회장)과 대한간호협회의 노력으로 백지화됐다.

복지부는 15일 '병원 활성화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의료법 시행규칙 제28조에 규정돼 있는 병원과 종합병원 간호사와 조산사의 정원은 간호사의 경우 정원이 과다해 법정 기준을 확보하기 곤란하며 간호조무사로 대체할 수 있는 기준도 없어 병원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고, 조산사의 경우 분만과정에서 역할도 크게 요구되지 않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대한간호협회는 이와 관련, 16일 복지부 실무자와의 협의를 통해 "중소병원의 경우 대형병원과 비교해 상대적인 저임금으로 인해 간호사 인력수급에 많은 지장을 초래해 왔다"고 밝히고 "간호사 인력을 간호조무사 인력으로 대체하는 것은 비용면에서도 결코 중소병원 활성화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간협은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업무를 명확히 규명하고 중소병원에 어떤 비율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를 배치하는 것이 적절한지 평가한 뒤 간호사 인력 기준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간협은 또 중소병원 간호사가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정부 대책이 나온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간호사 업무와 간호조무사에게 위임 가능한 업무에 대해 현재 협회 차원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므로 연구결과가 나온 후 간호사 인력기준 문제를 다시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최영희 국회의원은 특히 당정협의 과정에서 "병원 간호사의 인력기준을 완화하고 정원의 일정범위 내에서 간호사를 간호조무사로 대체하려는 방안과 산부인과에 조산사를 임의적으로 둘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의료서비스의 질적저하가 우려되므로 삭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이번 대책에서 이를 제외시키는데 큰 역할을 해냈다.

한편 간협은 대한병원협회가 지난 2000년 5월 복지부에 병원 간호사의 인력기준 완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의견서를 제출하자 "의료법이 의료수혜자 중심이 아닌 의료제공자의 편익을 위해 개정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한 바 있다.

또 지난해 11월 병협이 "중소병원 활성화를 위해 병원급 이상 간호사 정원을 입원환자 5명당 2명에서 4명당 1명으로 완화하고 일정 비율을 간호조무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한 것과 관련, 의견서를 제출하고 입원 진료시 간호서비스의 질 저하를 막기 위해 신설된 간호관리료 차등지급제의 도입 목적을 설명한 뒤 병협의 주장은 정부 정책에 위배된다며 복지부를 설득해 왔다.

백찬기 기자 ckbaik@nursenews.co.kr

백찬기  ckbaik@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