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 의원이 2012년 8월 6일 대표발의한 「의료법 제80조 개정법률(안)」은 비의료인인 간호보조인력에게 면허를 부여하고 간호사와 혼동을 야기할 수 있는 명칭으로 변경하는 것으로써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하고 알권리를 침해하며, 대한민국 보건의료체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혼란을 초래합니다.

이에 대한간호협회와 대한조산협회는 대한민국 보건의료체계 근간과 국민 건강권을 위협하는 「의료법 제80조 개정법률(안)」(양승조 의원 대표발의)을 강력히 반대합니다!

첫째, 간호보조인력인 `간호조무사' 명칭을 `간호실무사'로 변경함은 국민들에게 간호조무사를 간호사로 혼동하게 하며,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합니다.

'실무(實務)'라는 용어의 사전적 의미는 실제의 업무나 사무를 뜻합니다. 또한 의료법상 `간호실무'라 함은 간호사가 실제로 의료기관에서 행하는 업무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간호실무사'는 간호사로서 실제 업무를 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간호보조인력에게 적용할 수 없는 용어입니다.

의료법 제80조 제2항에 `간호조무사는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에도 불구하고 간호보조 업무에 종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국민은 간호조무사가 간호보조의 업무를 하고 있다는 것을 그 명칭을 통해 분명히 알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간호조무사 시도지사 자격을 `보건복지부 장관 면허'로 변경하는 것은 의료인 면허제도의 근본을 무너뜨리고 대한민국 보건의료인력 양성체계를 위협하는 것입니다.

의료인 면허는 국민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전문인력에게만 부여되는 것입니다. 보건의료서비스는 의료인력의 질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그 질을 담보할 수 있도록 대학에서 검증된 교육과 실습을 통한 정규교육을 받은 자에게만 국가시험을 통해 면허를 부여하고 있으며, 의료법은 모든 의료기관이 의료인 정원기준을 준수하도록 의무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 개정안은 이러한 의료인 양성체계를 무시하고 보조인력으로 하여금 면허자만이 해야 하는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것처럼 명칭을 변경하고, 면허를 부여하고 있는 바, 이는 `의료인' 면허체계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셋째, 공급을 전혀 통제하지 않고 있는 간호조무사에 대하여 사후적 신고제를 통해 자격관리를 하는 것은 특정 직역단체에 대한 특혜일 뿐입니다.

의료인은 의료인으로서 기반이 되는 필수교육과정을 대학에서 이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료인은 국가의료자원 관리체계 안에서 정원을 규제하고 있으며, 정규교육과정을 졸업한 자에 한하여 국가시험 응시자격을 주고 이에 합격한 자에게만 `면허'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체계적으로 의료인을 양성하고 관리하고 있는 것과 달리 간호조무사는 매년 4만여 명에 가까운 대다수 인력들이 학원법에 의한 500여개 간호조무사 양성학원에서 자유롭게 배출되고 있습니다. 이는 배타적 권한과 권리를 부여하는 면허와 달리 일정한 능력을 갖춘 모든 자에게 `자격'을 부여하는 자격제도의 본질에 부합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급을 전혀 통제하지 않고 있는 간호조무사 자격에 대하여 면허로 변경하고 의료인 면허신고제와 동일하게 면허신고제를 적용한다는 것은 보건의료인력 양성시스템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단지 특정 직역단체에 대한 특혜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넷째, 의료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키고, 면허자에 의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국민의 권리를 침해합니다.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체계는 공보험인 건강보험을 기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회보험의 취지에 맞게 모든 국민은 형평성에 기초하여 지역과 소득 구분 없이 동질적인 의료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간호조무사를 간호실무사로 변경하고, 자격을 면허로 변경하는 것은 의료인인 간호사에 의한 의료서비스를 비의료인인 간호조무사로 대체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는 병원경영자에게는 일시적으로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지방중소병원의 의료인력 및 의료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킴으로써 중소도시 및 농어촌지역의 환자들에게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히는 것이며, 면허자에 의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입니다.

다섯째, 의료기관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의료기관의 기능 재정립을 무력화 합니다.

우리나라는 의원과 병원, 대형병원 간 무한경쟁으로 의료 공급과 이용의 비효율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병상, 장비 등 외형 경쟁으로 인하여 자원 활용의 낭비 및 환자, 의료인력, 시설, 장비의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의료법 제80조가 개정될 경우 지방중소병원은 수익 극대화를 위해 간호조무사 활용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며, 이는 지방과 수도권 간의 의료 양극화 및 자원 불균형 현상을 재촉하여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은 요원한 일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동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우리나라 보건의료제도의 문제점은 더욱 악화될 것이며,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될 것입니다.

이에 대한간호협회, 대한조산협회는 「의료법 제80조 개정법률(안)」에 대하여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며, 의료체계에 일대혼란을 초래할 「의료법 제80조 개정법률(안)」(양승조 의원 대표발의)은 반드시 폐기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력히 주장하는 바입니다.

2012. 8. 7

대한간호협회·대한조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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