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2-07-24 오후 13:22:38

◇ 조혈모세포이식 환자들의 절박한 마음 보듬어주는 간호

　“조혈모세포이식은 새 생명의 씨앗을 심는 일입니다. 누군가가 기증해준 소중한 희망의 씨앗을 환자들에게 안전하게 이식하고, 그 씨앗이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곁에서 돌보는 일. 그것이 저희들의 일이고 보람입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와 조혈모세포이식병동(무균실)의 간호사들 얼굴에는 긍지가 충만했다. 연간 300례 이상의 조혈모세포이식을 실시하는 세계적 수준의 조혈모세포이식센터와 병동에서 근무한다는 자부심이다.

　조혈모세포이식센터 이선이 종양전문간호사는 이식과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식이 필요한 환자가 발생하면 조혈모세포은행에 등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적합한 공여자를 찾아내고, 유전자 검사 등을 진행한다.

　“혈액관련 질환을 앓는 환자나 보호자들은 질병 특성상 예민한 편입니다. 공여자 찾기에 실패하면 그 상실감을 간호사에게 투사하기도 하지요.”

　환자들에게 섭섭한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들의 절박한 심정을 잘 알기에 그 투정까지 마음을 다해 감싸 안으려 노력한다. 적합한 공여자가 나타나 이식받은 후 건강해진 환자들을 보면 서운한 마음은 금세 잊혀진다고.

　조혈모세포이식센터 주사실 김수미 간호사는 “예민한 환자들을 위해서 안락한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곳인 만큼 감염관리에 특히 신경 쓰고 있다.

　조혈모세포이식병동은 무균실로 운영되며 조혈모세포이식수술을 실시하는 곳이다. 조혈모세포이식병동 이선주 간호사는 9년차 베테랑이지만 아직도 이식수술 일정이 잡힌 전날 밤이면 긴장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많은 환자와 보호자들이 이식 받기 전 서러움과 두려움, 안도의 눈물을 흘립니다. 조혈모세포이식이라는 것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지를 알기에 조금도 긴장을 풀 수 없습니다.”

　조혈모세포이식병동 박희정 종양전문간호사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갖고 있다 보니 간호사에게 요구하는 수준도 높고 까다롭다”면서 “환자에게 최고의 간호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물론 나 자신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도 공부를 게을리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늘도 새 생명을 밝히는 희망의 씨앗이 건강히 자라고 있는 곳. 그 곳에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하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하며, 환자와 보호자들의 아픔을 온 마음으로 감싸 안으려는 `진짜' 간호사들이 있다.

김정미기자  jmkim@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