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2-09-11 오후 14:06:36

○… 제주에서 서울까지 한마음 한뜻

　의료법 제80조 개정안 철폐를 촉구하는 결의대회에 참여하기 위한 발걸음이 전국 각지에서 이른 새벽부터 시작됐다.

　현정아 제주한마음병원 간호사는 “의료법 개정안을 저지해야 한다는 생각에 아침 첫 비행기를 타고 왔다”면서 “전국의 간호사가 하나 된 뜨거운 현장의 분위기를 병원 동료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송청기 삼성서울병원 간호사는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고 양극화를 초래할 이번 개정안을 적극적으로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천안까지 내려왔다”면서 “있는 힘껏 개정안 철폐 구호를 외치겠다”고 말했다.

○… 간호대학생들, 간호 미래 우리가 지킨다

　결의대회에 참석한 간호대학생들은 간호의 미래를 자신들이 지켜내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장지수 백석대 간호학과 학생은 “국민의 건강권을 무시하는 법안은 당연히 철폐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친구들과 함께 결의대회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차승일 기독간호대 학생은 “전문적인 소양과 실력을 갖춘 간호사가 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간호대학생들을 대표해 개정안 철폐에 힘을 합하겠다”고 밝혔다.

○… 비도 피해 간 간호사들의 비장한 결의

　간호사와 간호대학생들의 비장한 결의에 하늘도 감동했다. 사전 일기예보와는 달리 비가 내리지 않아 결의대회가 더욱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다.

　이화원 천안우리병원 간호과장은 “국민의 건강권이 위협받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 후배들과 함께 참여했다”면서 “시민들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차이를 정확히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거리행진을 하면서 구호를 외쳤다”고 밝혔다.

　이필호 중앙대병원 외래간호팀장은 “간호사들이 거리로 나와 결의대회를 열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번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간호사들이 현장에서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의료법 개정안 철폐를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 천안시민들, 거리행진 간호사들 격려

　결의대회를 마친 4000여명의 간호사와 간호대학생들은 한 명의 이탈자도 없이 천안역에서 양승조 의원 지역구 사무소까지 2.3km 거리를 행진했다.

　거리행진 동안 참가자들은 피켓을 흔들고 구호를 외치며 간호사들의 주장을 당당하게 알렸다.

　김희은 울산과학대 간호과 학생은 “거리행진 중 만난 시민께서 `당당하게 맞서라'고 응원해 주셔서 더욱 힘을 내어 걸었다”고 말했다.

　천안시민 김희정 씨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는 각자의 영역에서 수행해야 할 고유의 역할이 있다”면서 “안전한 간호를 받고 싶은 국민들의 권리를 먼저 생각해 달라”며 간호사들을 응원했다.

○… 언론매체 뜨거운 관심과 취재 열기

　한국 간호 100년 역사상 처음으로 항의 집회를 연 간호사들을 취재하기 위한 열기로 결의대회 현장이 뜨거웠다.

　신문과 방송의 수많은 기자들이 결의대회 현장에 직접 나와 의료법 제80조 개정안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거리로 나선 간호사들의 주장을 취재하느라 분주했다. 취재진들은 결의대회 후 이어진 거리행진과 양승조 의원 사무소 앞 집회까지 동행하며 취재 열기를 이어갔다.

○… 대한간호협회가 자랑스럽다

　결의대회에 참여한 회원들은 대한간호협회가 있어 힘이 나고 자랑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이순덕 구미 선산제일병원 간호과장은 “20년 간 간호사로 일하는 동안 이렇게 거리로 나와 한목소리를 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전국의 간호사와 간호대학생이 하나 되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고 간호협회 회원인 게 무척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장영숙 목포가톨릭대 간호학과 교수는 “간호협회의 지휘 아래 모두가 하나 되는 뜨거운 현장에 있으니 마음이 울컥했다”고 말했다.

　최선호 배재대 간호학과 학생은 “결의대회가 전국의 간호대학생들을 하나로 뭉치게 해준 계기가 됐다”면서 “앞으로 좋은 간호사가 되고 싶은 마음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 질서정연한 평화적 시위 유종의 미

　결의대회와 거리행진에서 간호사와 간호대학생들은 시종일관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대한간호협회의 조직력과 파워를 그대로 보여준 행사였다. 천안역 서부광장에서 결의대회를 마치고 거리행진을 하며 양승조 의원 사무소 앞으로 이동해 구호를 외치고 해산할 때까지 4000여명의 인파가 움직였다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일사불란했다. 피켓 한 장 떨어지지 않고 깨끗하게 정리된 거리를 보며 역시 간호사라는 탄성이 나왔다.

김정미·김숙현·김보배 기자

김정미기자  jmkim@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