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7-23 오후 16:22:45

　‘존엄사’ ‘자연사’ ‘소극적 안락사’ ‘연명치료의 중단’ 등 다양한 용어와 개념으로 인한 혼란을 줄이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허대석)은 ‘무의미한 연명치료의 중단’ 주제 토론회를 7월 10일(1차)과 17일(2차) 연구원 11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배종면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조강연을 통해 “언론에서 존엄사라는 용어를 계속 사용하면서 일반화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오해를 줄일 수 있는, 사회적으로 합의된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인 김모 할머니의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라고 지난 5월 21일 판결한 대법원의 판례에서는 ‘연명치료의 중단’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손명세 연세대 의대(의료법) 교수는 ‘개념 및 용어통일’ 주제 발표를 통해 “대법원의 판례에서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패러다임을 바꿔 ‘연명치료 세부내용 요청’ 등 환자의 선택권을 강조하는 용어로 합의를 이뤄나가야 사회적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옥주 서울대 의대 교수(의료윤리학)는 ‘생명윤리 및 불확실성에 대한 접근’ 주제발표를 통해 “지금까지 환자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취약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의학적 판단에 대해서는 통일된 가이드라인을, 가치 판단에 대해서는 사전의사결정서 제도화 등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종합토론에서는 최소한의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열띤 논의가 벌어졌다. 회복 가능성이 없고(말기), 환자 본인이 원하지 않는 경우 연명치료 중 인공호흡기와 심폐소생술에 국한해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의학적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의학적 판정은 주치의와 해당 분야 전문의가 하고, 윤리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허대석 원장은 “연명치료 관련 이슈는 1998년부터 지속적으로 논의돼 왔지만, 아직도 용어와 개념정리가 안 돼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면서 “과거의 총론적 접근이 아닌 개별 쟁점으로 접근하고, 사회적 가치판단을 반영해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보배기자  bbkim@kore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