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1-25 오전 09:52:01

◇“원칙적으로 재사용은 안 된다”
◇“엄격한 질 관리 하에 허용 가능”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을 허용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허대석)은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에 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상무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자 권익보호 측면에서 재사용을 반대한다는 의견과 경제적 부담 및 폐기물로 인한 환경문제를 줄이기 위해 찬성한다는 의견이 상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의 사례에 대해 “프랑스는 재사용을 금지하고 있고, 영국은 권고하지 않고 있으며, 독일과 미국은 질 관리 하에 허용하고 있고, 일본은 공식적인 입장 표명 없이 병원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의 경우 FDA(식품의약국)에서 엄격한 재처리규정을 통해 철저히 관리하고 있으며, 안전성에 대한 보고체계를 갖추고 있다. FDA, GAO(회계감사원), 미국병원협회에서는 재사용이 환자에게 위해가 증가되는 증거는 없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다.

　연구원에서 최근 실시한 의료기술 평가결과 “임상적으로 재사용했을 때 안전성과 효과성에 문제가 없음이 입증된 의료기기는 혈액투석막뿐”이라면서 “임상적 연구가 더 필요하지만 엄격한 재처리 기준 아래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된 의료기기는 전기생리학적 진단용 카테터, 트로카, 괄약근절개기 등이었다”고 발표했다.

　이상무 연구위원은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첫째, 일회용 기구를 재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만에 하나라도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원천적으로 없애겠다는 의미다. 둘째, 위험을 철저히 관리하면서 일회용 기구를 재사용하는 것이다. 안전한 방법으로 위험을 관리하고, 재처리와 재사용의 엄격한 범위를 규정해 안전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박상근 대한병원협회 보험위원장은 “일회용으로 허가를 받은 품목은 일회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면서 “재사용을 허용하려면 위험도가 낮은 품목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해야 하고, 안전성·효과성이 담보돼야 하며,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영순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연구위원은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을 허용하려면 일회용 의료기기 용어와 품목에 대해 명확하게 구체적으로 정의해야 한다”면서 “비용-편익에 대해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합리적인 법적 근거와 재처리에 대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배기자  bbkim@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