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3-10-01 오전 11:25:17

성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은 의료기관에 10년간 취업할 수 없도록 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국회 정책토론회가 9월 26일 열렸다.

박인숙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대한의사협회(회장·노환규),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김세영), 대한간호협회(회장·성명숙), 대한병원협회(회장·김윤수)가 공동주관했다.

아청법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또는 성인 대상 성범죄자는 의료기관 및 아동·청소년 관련기관에 10년간 취업할 수 없다. 의료기관에서는 취업 중이거나 취업 예정인 의료인에 대해 성범죄 경력을 의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주제발표를 한 임병석 대한의사협회 법제이사(변호사)는 “환자 촉진 등으로 인한 접촉이 성범죄로 오인될 수 있는 만큼 성추행은 성범죄 범위에서 제외해야 한다”면서 “아청법 목적에 부합하도록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만 취업을 제한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밝혔다. 또한 “성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은 모든 의료기관에 취업할 수 없도록 돼 있는데, 병리과 등 환자를 대면하지 않는 곳까지 취업을 금지하는 것은 지나치게 포괄적”이라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나선 강경아 아동간호학회 이사(삼육대 간호학과 교수)는 “아동·청소년의 성을 보호하기 위해 성범죄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것은 타당하다”면서 “하지만 의료인의 취업제한 범위를 아동·청소년을 진료하는 의료기관으로 한정하고, 취업제한 기간을 줄이는 방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용덕 건강세상네트워크 환자권리사업단 정책위원은 “환자의 눈높이에 맞춰 진료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취업제한 기간은 죄질에 따라 달리 적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환자에게 진료나 수술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동의를 받는 절차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성환 변호사(법무법인 청파)는 “취업제한 조치 적용조건을 금고 이상의 형으로 제한하는 등 엄격히 해야 하며, 취업제한 기간도 일률적으로 10년으로 할 것이 아니라 세부적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개회식에는 성명숙 대한간호협회장을 비롯해 토론회를 주관한 의료단체장들이 참석해 축사를 했다.

정규숙기자  kschung@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