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3-25 오전 11:27:21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

　인간이 일하고, 먹고, 살고, 늙어가는 것에 대한 이슈들을 영화를 통해 여성의 눈으로 바라보고 말하는 여성문화축제의 장이 열린다. 국가와 민족, 연령과 세대, 성적 정체성의 경계를 넘어 횡단하고 소통하는 자리다.

　제1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4월 9~16일 서울 신촌 아트레온에서 열린다.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23개국에서 만든 여성영화 105편을 상영한다.

　특히 영화제에서 다뤄질 많은 이야기들은 간호의 관심사와 일맥상통한다. 여성노인의 삶의 조건, 여성노동과 가난 등 간호사와 간호대학생들이 긴 호흡으로 통찰해야 할 화두를 던지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세션은 `천 개의 나이듦(On Aging)'. 고령화시대의 이슈들을 노화가 아니라 삶의 과정으로서의 `나이듦' 시각으로 바라본 영화 13편이 소개된다. 중장년 여성의 성과 사랑(여전히 사랑하고 있습니다), 첨단기술·정보로부터의 소외(컴퓨터를 배우세요), 고령 장애인(바디 앤 소울), 치매노인(오리우매), 가임기(나는 엄마계의 이단아), 고부관계(황무지의 추수기) 등 세상을 채우고 있는 다양한 나이듦의 과정과 삶의 조건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여성노동과 가난' 세션에서는 지구화와 신자유주의 맥락에서 새롭게 구성되는 고용 불안, 이주여성, 도시빈민여성, 성매매여성의 이야기를 다뤘다.

　`새로운 물결' 세션에서는 세계 여성영화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창의적인 시각과 영상언어로 여성문제를 고민하고 새 비전을 찾아나가는 여성감독들을 만날 수 있다. 10대 여성들이 제작한 영화 세션, 영화가 끝난 후 특별게스트와 함께 하는 `토크 인 씨어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이혜경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경제가 어려운 때인 만큼 사람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어주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준비했다”면서 “전문직여성을 대표하는 간호사들이 영화제에 함께 참여해 다양한 여성의 삶·문화와 소통하면서 정신을 살찌우는 시간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여성영화제이며, 아시아와 세계를 잇는 여성영화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영화관람 티켓은 영화제 홈페이지(wffis.or.kr) 또는 현장매표소에서 구입할 수 있다.

정규숙기자  kschung@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