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4-04-23 오전 08:16:16

“잘 교육받은 간호사들이 좋은 근무환경에서 일할 때 국민들은 안전하고 질 높은 간호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국민건강을 위해 최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는 바로 간호사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다. 간호사 적정인력 배치는 환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다.”

국제간호협의회(ICN·International Council of Nurses)는 2014년 제43회 국제간호사의 날(5월 12일) 주제를 `간호사 : 변화의 원동력, 국민건강 위한 필수자원(Nurses : A Force for Change, A Vital Resource for Health)'로 정해 발표했다. 간호사는 변화를 주도하는 역할을 해야 할 책무가 있으며, 변화를 일으키는 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간호사의 날은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탄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1972년 제정됐으며, ICN은 매년 세계 간호사들이 함께 인식하고 실천해야 할 주제를 발표하고 있다.

◇ 간호사 적정인력 배치
◇ 건강 평등권 보장 위해 필수

ICN은 “모든 인류가 보다 나은 건강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최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는 간호사 확보”라고 강조했다.

특히 “잘 교육받고 준비된 간호사를 충분히 배치하지 않고는 국민들에게 양질의 건강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면서 “간호사 적정인력은 환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이며, 잘 교육받은 간호사가 좋은 근무환경에서 일할 때 양질의 간호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잘 교육받은 간호사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은 건강 평등권 문제, 즉 건강서비스에 대한 접근성과 형평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유엔 밀레니엄개발목표(MDGs)를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냈지만, 국가·지역 간에 성과가 고르지 않고 격차가 크다는 게 문제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밀레니엄개발목표 이행기간 종료시점은 2015년이다.

간호사의 업무량이 줄어들 때 환자 간호의 질이 높아지고, 환자에게 나타나는 성과가 향상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간호사 1명 당 환자 수가 늘어날 때마다 퇴원환자가 30일 이내 재입원할 가능성이 6∼9% 증가했다. 간호사 근무환경이 좋을 때 환자에게 나타나는 결과도 좋아져 심부전 발생 7%, 급성 심근경색 발생 6%, 폐렴 발생 10%가 줄었다.

◇긍정적인 근무환경 만들어야
◇간호사 업무만족도-환자성과 향상

ICN은 “근무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아무리 간호사를 충원한다 해도 효과를 거둘 수 없다”면서 “긍정적인 근무환경과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긍정적이고 건강한 근무환경이 만들어지면 간호사의 직무만족도가 높아지고, 간호서비스의 질이 향상된다”면서 “그 결과 간호사의 이직의도가 줄고, 환자에게 나타나는 결과와 환자의 만족도도 향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효율적인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특별한 가치와 비전 및 미션을 공유하고, 융통성·혁신·창의성을 유지하고, 환자와 지역사회의 요구에 맞춰 변화하고, 평가결과를 공유하라.

특히 간호사와 경영자 모두에게 의미있고 유익한 학습조직(Learning Organization)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습조직은 조직구성원에 의해 지식이 창출되고, 이에 기초해 조직혁신이 이뤄지며, 환경적응력과 경쟁력이 강화되는 조직이다. 즉, 의사결정과정에 간호사의 자율성과 참여가 보장되며, 간호사의 성과를 지지하고, 성과에 대한 보상이 따르며,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는 조직을 말한다.

◇세상 흐름 읽고 큰 그림을 보라
◇환자 맞춤형-근거기반 의사결정

ICN은 “국소적·지역적 접근법으로는 급변하는 세상의 흐름에 대처하기 어렵다”면서 “사람·기술·지식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활발해지고 상호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건강분야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간호사를 비롯한 보건의료인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새로운 태도와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전문가의 독자적인 의사결정에서 환자의 요구와 가치 맞춤형 의사결정으로, 경험과 훈련에 기초한 의사결정에서 근거기반 의사결정으로 바뀌고 있다. 환자 안전은 개인의 책무가 아니라 시스템으로 보장해야 한다. 환자의 요구에 반응하기 보다는 요구를 미리 예상해야 한다. 은밀한 보안 보다는 투명성이 강조된다. 정보는 단순히 기록되는 것이 아니라 교류하는 것이며, 지식 또한 공유하고 교류하는 것이다.

ICN은 “환자 중심적이며, 효율적이고 협력적인 보건의료 전달체계 구축을 위해선 보건의료인들 간의 팀워크가 중요하다”면서 “전략적 협력, 파트너십, 협상기술, 의사소통기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팀워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려면 목표를 공유하고,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하며, 상호신뢰하고, 효율적으로 의사소통하고, 과정 및 결과를 측정하고 피드백을 줘야 한다.

또한 “간호사의 이미지에 대해 스스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면서 “대중이나 미디어에 비친 간호사의 이미지가 부정적이고 사실과 다르다면 그것은 누구의 탓이 아니라 바로 우리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규숙기자  kschung@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