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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칼럼-상처장루실금 전문간호사 제도화 시급
박경희(대한장루상처실금간호사회 부회장)
기사입력 2007-02-14 오전 10:07:22


급속한 고령화와 더불어 한국인의 식생활이 점차 서구화되면서 대장암과 직장암 및 각종 성인병으로 인한 외상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질환은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므로 욕창을 포함한 상처와 장루에 대한 전문적인 관리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외국의 경우 상처장루실금전문간호사 제도가 확립돼 있어 장기간의 치료를 요하는 만성환자 관리에 간호사들이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특히 장기적인 재활을 요하는 장루관리에 소모되는 인적자원과 물적자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상처와 장루 합병증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치유기간을 단축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상처장루실금전문간호사 제도는 만성질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외국의 경우 호칭은 다양하지만 일정한 자격을 갖춘 상처 또는 장루전문간호사가 법적으로 책임과 권한을 갖고 환자들을 간호하고 있으며, 상처장루간호분야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여러 네트워크를 구성해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1976년 각국의 장루전문간호사(ET.Enterostomal Therapy Nurses)들이 주축이 돼 세계장루간호전문가회(WCET.World Council of Enterostomal Therapists)를 발족시켰다. 58개국이 회원국으로 등록돼 있으며, 2년마다 국제회의를 열어 각국의 다양한 상처장루실금과 관련된 간호 현황, 경험 및 지식을 교환하고 있다. 또한 WCET의 하부조직으로 아시아태평양 장루전문간호사회(APETNA.Asia Pacific Enterostomal Therapy Nurses Association)가 결성돼 매년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등 장루간호분야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1992년 미국을 중심으로 ET 호칭이 간호대상자 중심 개념인 상처장루실금전문간호사(WOCN.Wound Ostomy and Continence Nurses)로 바뀌면서 활동영역이 확대됐다.

 국내에는 1985년 상처장루실금간호가 처음으로 소개됐다. 1987년부터 서울대병원에서 상처장루간호사를 양성하기 위한 전문교육과정을 실시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과 국립암센터에서 운영하는 교육과정은 WCET로부터 국제과정으로 인정받았다.

 국내 및 WCET 인정 교육과정을 이수한 상처장루실금간호사들은 병원이나 지역사회, 의료용품회사 등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대한장루상처실금간호사회가 발족돼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아시아장루재활학회를 한국에서 개최함으로써 한국 상처장루실금간호사들의 조직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상처장루실금간호사들은 이미 전문성을 가지고 충실히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법적 자격기준이 없고, 제도적 장치가 미흡해 역할 수행에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 직접간호 실무가 70% 이상을 차지하는 영역인 만큼 업무 규정과 지침이 시급히 마련돼야 하며, 이론적 근거를 기반으로 한 과학적인 간호를 수행할 수 있도록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상처장루실금전문간호사 제도가 정착된 외국의 경우 전문간호사의 자격기준과 병상 수에 따른 인력배치, 업무범위 등이 법으로 정해져 있다.

 상처장루실금전문간호사 제도가 도입될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박경희(대한장루상처실금간호사회 부회장)

편집부  news@nurs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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