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1-26 오전 11:26:48

　첨단 의료기기가 발달하고, 최신 기술이 보급되면서 간호사들이 기계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환자보다 부호해석에 열중하지 않을까 내심 우려된다.

　간호학은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과학이며, 인문학은 인간과 문화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간호학과 인문학을 접목시킨 인문간호를 통해 `나 -너 -우리'의 관계를 성찰하고, 인간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간은 소통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관계-사이'를 감지한다. 소통과 관계에 대한 탐구는 인간을 통찰하는 데서 시작된다. 인간을 대상으로 간호를 하는 간호사들은 인간과 삶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자기관찰을 통해 대상자의 고통을 엿보고 살피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인문간호는 인간의 삶과 간호를 번갈아보며 삶의 의미와 가치를 간호에 옮겨 적용하는 것이다.

　인문학은 인간존재를 최상의 가치로 삼는 데서 빛을 발하는데, 간호대상자들 또한 이것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간을 가치 있고 행복한 삶으로 이끄는 것이 인문간호의 진수다.

　간호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인문관련 교과목으로 인간관계와 의사소통론, 간호윤리, 자기개발과 리더십, 삶과 죽음, 인간이해 등을 들 수 있다.

　인문에 대한 갈구는 간호연구방법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개인의 고유성(존재와 의미)과 생명성을 밝히는 질적연구방법론에서도 인문적 간호가 많이 조명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간호학과 인문학의 조화가 미약하다. 인문적 조류를 더 많이 선택하고 깊이도 보태져야 한다.

　간호학 교육에서 인문적 성찰을 위한 전략은 필수적이다. 이는 학부과정 교육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가령 `글쓰기' 과제는 인문간호 준비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글쓰기는 자신을 정리하는 수단이며, 글쓰기를 통해 삶의 지혜를 발견하고 인간의 길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간호교육자의 인문학적 메시지 전달은 과학 위주의 간호교육을 받은 학생들에게는 간호의 새 둥지 틀기를 시작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간호의 터에 서서 자못 궁금해진다. 대상자들이 간절히 기대하는 간호를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과학과 인문을 융합한 간호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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