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4-22 오전 09:36:17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간호로 고객을 행복하게 한다'는 사명을 실천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영아원 봉사에 참여한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몇몇 간호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병원 인근 영아원에서 봉사하던 것이 간호국 차원으로 확대됐고, 매주 월요일마다 간호단위별로 돌아가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간호사라면 누구나 한 번 씩은 봉사를 하게 되는 셈인데,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아기들을 위해 간호지식과 기술을 사심 없이 베풀 수 있어 더욱 애착이 가고 뿌듯해지는 시간이다.

　처음 봉사를 시작했을 때는 의무적으로 할 일이 생긴 것 같아 봉사 가는 날에 차라리 저녁근무였으면 하는 생각도 했었다.

　신입간호사였던지라 근무를 무사히 끝내는 것도 버거웠고, 근무 후에도 마무리를 하느라 바빴기에 봉사활동은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영아원의 아기천사들을 만나면서 이런 부담감은 작은 불평에 지나지 않게 됐다. 손바닥에 다 차지도 않는 작은 머리, 겨우 거머쥐는 고사리 손, 애정이 고파 품을 파고드는 몸짓. 성격도 각양각색이라 아기들의 애교에 숨이 넘어갈 만큼 감동하는가 하면, 무작정 보채기만 하는 아기를 안고 달래느라 어찌할 바를 몰라 진땀을 흘린 적도 많았다.

　2시간이 조금 넘는 봉사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다. 이 시간을 알차게 보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면서 봉사의 참 의미를 알게 됐다. 최상의 봉사는 상대를 위해 무엇을 해줄까 고민하는 것보다 상대가 처한 상황을 나의 것처럼 받아들이고 진심으로 배려하는 것이다.

　환자를 간호하는 일 또한 마찬가지다. 누구나 한 번쯤 감기나 몸살에 걸려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몸이 아파 힘들어하던 때를 떠올려보자. 업무가 과중하다는 이유도, 혹은 환자의 상태가 덜 위중하다는 이유도 아픈 개개인에게는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간호사의 전문적인 손길, 따뜻한 말 한마디, 그리고 진심으로 환자와 공감하는 마음일 것이다.

　영아원의 아기천사들이 그 어떤 교과서보다도 교훈적인 메시지를 던져준다.

　간호사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 그것은 바로 `인간에 대한 사랑'이다.

백민영(강남세브란스병원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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