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7-01 오전 09:28:37

이공계 교수들과 대학원생들이 앞 다투어 SCI급 저널에 논문을 투고하고 있다. 교수가 되고자 하는 이공계 박사과정생이나 박사후 연구원들의 소위 `스펙'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간호계도 마찬가지다. 일부 대학은 SCI급 논문실적이 많은 사람에게 교수 특채의 기회를 주고, SCI급 논문을 지원 자격에 명시하기도 한다. 사정이 이러하니 해외 학회지 투고를 목표로 하는 연구자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필자도 국내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교수를 희망하며 자리를 알아봤지만 SCI의 높은 벽에 무릎을 꿇었다. 이후 미국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있는 동안 비교적 큰 규모의 연구에 참여했고, 두 개의 논문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해외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려면 먼저 타깃저널을 정해야 한다. 각 저널이 요구하는 양식이 각양각생이라 논문을 다 쓴 후 투고를 하기란 쉽지 않다. 또 저널마다 선호하는 주제가 있고, 제목만으로도 게재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원고를 쓰기 전에 어떤 저널에 게재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연구팀도 회의를 해서 타깃저널을 정했다. 편집위원장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투고해보라는 답을 받은 후 원고를 작성했다.

　원고작성은 팀원이 정확하게 분량을 나눠서 쓰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로 논문이 게재되기까지는 최소 1년이 소요된다.

　탈고한 후에는 전문가에게 영어교정을 받았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교수들도 대학에 소속된 에디터로부터 교정을 받는다고 한다. 문법에 어긋나거나 정확하지 않은 표현은 중요한 게재거부 사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차 심사에서 몇 가지를 수정하라는 통지를 받았다. 현재 2차 심사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의 절차는 국내 학술지와 비슷한다.

　놀라운 것은 SCI급 저널에 많은 논문을 게재한 미국 교수들은 정작 SCI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SCI가 사설기관이 만든 색인이기 때문에 미국의 연구자들은 그것을 절대적 기준으로 여기지는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미국에서 웬만큼 알려진 저널은 대부분 SCI급에 속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SCI 저널 리스트를 뒤져볼 이유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조선희(뉴욕시립 헌터대학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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