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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글로벌시대 간호교육과 국제평가
송미순 서울대 간호대학장
기사입력 2010-03-23 오후 18:17:32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인재 육성 위해
간호교육 국제수준에 맞춰 정비해야

간호교육 인증평가 준비과정 힘들지만
스스로 점검하고 발전하는 좋은 기회"


 최근에는 어느 대학이나 교육목표 중 하나가 국제화시대에 걸맞은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며, 간호교육도 예외는 아닌 듯하다.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면 이 용어는 본래 경제적인 측면에서 국경을 초월한 유통의 의미로 쓰였으나 현재는 탈문화를 통한 국가 간의 사상, 언어, 문화의 유통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간호교육에서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은 졸업생을 해외에서도 활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간호대학 중에는 국제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졸업생을 배출하기 위해 교과과정에 외국어 학점의 비중을 매우 높인 곳도 있다. 간호교육의 국제화를 위해 언어능력 외에 더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우수한 간호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우선돼야 할 전략은 간호교육을 국제수준에 맞추어 정비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나라 간호교육계에서도 국제평가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서울대 간호대학의 국제평가 경험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서울대 간호대학은 2007년 개교 100주년을 맞으며 간호교육의 수월성 확립을 위한 전략으로 국제평가를 계획했다. 국제평가 준비의 첫 단계로 미국 간호교육연맹 인증평가위원회(National League for Nursing Accrediting Commission)와 접촉했다. 그 결과 미국 내 회원기관을 대상으로 간호교육을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대학을 평가해주기는 어렵다는 답을 받았다.

 서울대 내에서는 이미 여러 단과대학들이 국제석학으로 이뤄진 평가단을 자체적으로 구성해 평가를 받았던 터라, 간호대학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평가를 받기로 결정했다. 이후 2년여의 준비과정을 거치면서 평가위원단 구성, 영문 자체평가자료 준비, 서면평가, 현장실사 등이 진행됐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했다.

 간호대학에서는 총 5명의 평가위원을 초빙하기 위한 몇 가지 선정기준을 만들었다. 학장을 역임한 사람으로 간호대학 평가위원의 경험이 있는 사람 중에서 평가 분야별(학부교육, 대학원교육, 행정, 시설 등) 전문성을 고려해 선정하기로 했다. Dr. Hesook Suzie Kim을 평가단장으로, 미국에서 3인, 아시아의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대만에서 1인의 우수한 평가위원들을 모실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

 간호대학 교수로 구성된 국제평가준비위원회에서는 NLNAC의 평가기준을 기초로 자체평가자료를 준비했다. 이 작업을 통해 우리 대학의 간호교육 시스템을 국제평가기준과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게 됐다. 모든 자체평가자료를 영문으로 작성해야 했기 때문에 국내평가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2009년 10월 국제평가위원단이 방문실사를 다녀간 후 한 달이 지난 다음 서면평가보고서를 받았다. 평가위원들이 권고한 사항 중에서 초임교수에 대한 멘토링, 학교단위 연구주제 설정, 학제 간 교육 및 연구 강화 등의 필요성과 재학생을 학교 의사결정과정에 참여시키도록 하는 것 등은 우리들이 생각지 못하던 부분들이었다.

 평가위원들은 총평으로 `서울대 간호대학은 미국의 600개 4년제 간호대학에 비교할 때 상위 30위(5%) 이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결과는 평가를 위해 준비한 기간 동안의 고생을 다 잊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다.

 또한 교수들이 준비과정을 통해 국제적인 평가기준에 익숙하게 된 것 자체가 큰 소득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국제평가 준비과정에 참여한 교수들에게는 국제수준의 간호교육 표준이 교육연구활동의 기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사기간 중에는 평가위원들의 날카로운 질문 공세를 받으면서 `이렇게 사서 고생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 모든 일이 이제는 즐거운 추억으로 남게 됐다. 국제평가의 경험이 앞으로 우리 대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임을 확신한다.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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