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5-08-27 오전 08:45:06

대한간호협회는 간호인력 개편의 기본원칙과 간호인력 개편 협의체 논의과정을 무시한 보건복지부 의료법 개정안은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며, 결사항전의 자세로 반대투쟁을 전개할 것을 선언하는 성명서를 8월 21일 발표했다.

이어 8월 26일에는 의료법 개정안 반대투쟁의 첫 걸음으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항의집회를 가졌다. 이날 항의집회에는 대한간호협회 중앙회 및 시도간호사회, 산하단체 임원들이 참석했다.

김옥수 대한간호협회장은 성명서 낭독을 통해 “간호인력 개편의 기본원칙과 간호인력 개편 협의체 논의과정을 무시한 보건복지부의 의료법 개정안은 원천 무효”라면서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전면 반대를 선언하며, 간호협회의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집회·시위 등 모든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어 대표자들은 “의료법 개정안을 즉각 폐기하고, 국민건강과 환자안전 중심으로 간호인력체계를 즉각 개편하라”고 촉구하고 “간호보조인력 1급 간호지원사에 대한 장관면허 부여를 결사반대한다”며 결연한 투쟁 의지를 다졌다.

이번 의료법 개정안은 보건복지부가 8월 21일 입법예고했으며, 9월 4일까지 의견을 수렴한다. 개정안은 2018년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정안은 보건복지부 홈페이지(www.mw.go.kr) 정보 → 법령 → 입법/행정예고(2387번)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의료법 개정안 입법예고 배경
◇ 간호인력 개편 논의 주요경과

간호인력 개편 논의가 시작된 배경과 주요경과는 다음과 같다.

국제대학에서 보건간호조무전공 개설을 추진하자, 보건복지부는 간호조무사 및 의료유사업자에 관한 규칙 개정작업을 진행해 간호조무사 양성기관을 학원 및 특성화고로 명확히 하고자 했다.(2012. 1)

그러나 간호조무사 규칙 개정안은 규제개혁위원회 심의과정에서 간호인력 개편방향을 마련해 시행하는 것을 전제로 의결됐다.(2012. 12) 단 개정된 규칙은 2017년 말까지만 효력을 갖는다. 간호인력 개편방향이 실시되지 않을 경우 2018년부터는 대학에서도 간호조무사 양성이 가능해진다.

복지부는 간호인력 개편방향을 발표했다.(2013. 2) 핵심내용은 현행 간호조무사제도는 폐지하고 간호인력을 하나의 체계 내에서 3단계로 개편하고, 교육·면허(자격) 범위에 따른 역할을 규정하며, 양성·수급·관리체계를 개선하는 것이다.

개편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복지부 및 관련 단체가 참여한 ‘간호인력 개편 1·2차 협의체’가 운영됐다.(2013. 11∼2015. 4)

간호협회는 전국 지부 및 산하단체 대표자 결정사항(2014. 8)에 따라 “2018년부터 현행 간호조무사제도를 폐지하고, 새로운 간호보조인력 양성체계를 도입해 양성기관과 정원을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간호사와 간호보조인력 간 업무정립 및 위임불가항목을 정하고, 간호보조인력에 대한 지도 감독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간호보조인력은 간호사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할 수 없으며, 간호보조인력은 면허가 아닌 시도지사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간호보조인력 교육과정 평가인증, 자격관리, 보수교육은 간호협회에서 담당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의료법 개정안 주요내용
- 간호조무사를 ‘간호지원사 1·2급’으로 전환
- 1급 간호지원사에 장관면허 부여

의료법 개정안에는 △현행 간호조무사 제도를 간호지원사 1급(면허) 및 2급(자격)으로 전환하고 △간호사와 간호지원사의 업무를 규정하고 △간호지원사 관리체계를 개선하는 내용이 담겼다.

개정안에서는 간호사의 업무를 △환자의 간호요구에 대한 체계적인 관찰, 자료수집, 평가 등 요양상의 간호 △의사, 치과의사 또는 한의사의 지도 아래 처치, 주사 등 진료의 보조 △결핵예방법 등 다른 법령으로 정하는 보건활동 △간호지원사에 대한 지도·감독으로 명시했다.

간호지원사는 간호사의 지도 아래 간호사의 업무를 보조할 수 있도록 했다. 단 환자의 간호요구에 대한 평가, 간호계획의 수립, 환자의 보건위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업무는 수행할 수 없다.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의사의 지도 아래에서도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1급 간호지원사가 되려면 평가인증된 교육기관을 졸업하고 국가시험에 합격해 면허를 취득해야 하며, 2급 간호지원사가 되려면 평가인증된 교육기관을 졸업 또는 이수하고 국가시험에 합격해 자격인정을 받아야 한다. 국가시험, 교육기관 평가인증, 보수교육, 구체적인 업무의 범위와 한계 등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기존 간호조무사 자격취득자는 2급 간호지원사로 전환되며, 해당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 1급 간호지원사 면허를 취득할 수 있도록 했다. 1급 간호지원사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개정법 시행일로부터 5년 이내에 의료기관 근무경력 5년 이상(병원급 이상 경력 1년 포함)을 갖추고, 소정의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하며, 1급 간호지원사 국가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 대한간호협회 성명서 발표
◇ 의료법 개정안 즉각 폐기 촉구

대한간호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보건복지부는 ‘간호조무사제도 폐지’를 전제로 시작된 간호인력 개편의 기본원칙을 망각하고 지난 2년여간 ‘간호인력 개편 협의체’의 논의결과를 무시한 채 8월 21일 간호인력 개편 관련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면서 “대한간호협회는 의료법 개정안 원천 무효를 주장하면서 결사항전의 자세로 반대투쟁을 전개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어 “간호사와 간호보조인력 간 업무 구분, 간호조무사제도 폐지 등을 전제로 2013년부터 협의체를 구성하여 간호인력 개편 논의를 시작했다”면서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기존의 간호조무사를 간호지원사로 자동 전환하고 1급에는 면허까지 부여하는 내용을 입법예고했으며, 간호인력 개편의 기본원칙을 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보건복지부는 1973년부터 의료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간호조무사 및 의료유사업자에 관한 규칙’ 개정을 통해 간호사의 진료보조업무를 간호조무사에게도 허용함으로써 간호사를 대체·충당하도록 했다”면서 “이러한 비상식적인 상황은 지난 40여년간 지속돼 간호서비스 질 저하와 환자안전에 위해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특히 “간호사와 간호보조인력 간 업무를 명확히 구분하는 본래의 취지가 퇴색된 의료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면서 “보건복지부는 환자안전에 위해가 될 수 있는 의료법 개정안을 폐기하라”고 주장했다.

간호협회는 “정부를 신뢰하고 십여 차례에 걸친 ‘간호인력 개편 협의체’에서 많은 논의를 전개했고, 소중한 의견들이 수렴되었음에도 보건복지부는 원칙 없는 타협과 나누어주기식 법 만들기로 논의과정을 완전히 무시하는 비민주적 행태를 보였다”면서 “보건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의료법 개정안은 간호보조인력 질 관리의 핵심인 평가인증, 보수교육 등을 모두 하위법령에 위임한 껍데기 법안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건복지부는 그동안 ‘간호인력 개편 협의체’에서 논의가 계속 지연돼 9월 국회에서 법안이 심의되지 않으면 사실상 이번 국회에서는 통과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면서 “그런데 19대 국회 임기 말에 와서 무책임하게 의원입법이 아닌 정부입법 추진으로 선회한 것은 보여주기식 면피용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간호협회는 “간호인력 개편은 급변하는 보건의료 환경과 초고령사회 도래를 준비하는 미래지향적 제도로 설계돼야 한다”면서 “메르스 사태로 간호사의 중요성과 간호 관련 법·제도의 전면 개편 필요성이 크게 대두된 만큼 국민건강과 환자안전을 중심으로 간호인력을 개편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특히 “보건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전면 반대를 선언하며, 협회의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집회·시위 등 모든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번 성명서는 전국 간호사들에게 이메일로 발송됐다.

◇ 간협, 복지부 각성하라 항의집회
◇ 간호보조인력 면허 부여 결사반대

대한간호협회 대표자들이 8월 26일 오후 2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 집결해 항의집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대한간호협회 중앙회 및 시도간호사회, 산하단체 임원 100여명이 참석했다. 집회는 경찰에 사전신고 후 허가를 받아 합법적으로 진행됐다.

먼저 서순림 대한간호협회 제2부회장이 간호인력 개편 관련 경과보고를 했다.

김옥수 대한간호협회장은 협회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을 낭독하며 “간호인력 개편의 기본원칙과 간호인력 개편 협의체 논의과정을 무시한 보건복지부의 의료법 개정안은 원천 무효”라면서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전면 반대를 선언하며, 간호협회의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집회·시위 등 모든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간호협회 대표자 및 간호대학생 대표의 결의 발표가 진행됐다. 손혜숙 강원도간호사회장, 이경옥 경남간호사회장, 박혜자 대한간호협회 이사와 오완택 전국간호대학생연합 의장이 참석자들을 대표해 투쟁결의를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발표를 통해 “보건복지부는 간호조무사제도 폐지를 전제로 한 간호인력 개편의 기본원칙과 간호인력 개편 협의체에서 논의됐던 내용을 망각한 채 의료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면서 “간호서비스 질 저하와 환자안전에 위해를 가져왔던 간호조무사제도 문제점 개선을 위해 시작된 간호인력 개편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우리 모두 의료법 개정안 철회를 위해 끝까지 투쟁하자”면서 “34만 간호사의 단합된 힘으로 의료법 개

정규숙기자  kschung@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