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0-12-28 오후 14:27:20

가톨릭대 간호대학 4학년 김윤경·김혜경·박한종·송미란·임수정·최인수 일행은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의 간호를 보고 배우기 위해 6일간의 일정으로 성 마리아 병원에서 실습을 하고 돌아왔다.

첫 실습 장소는 중환자실이었다. 면회 시간과 간호사 일인당 환자 수 등에서 우리나라 병원과 차이가 많았다. 가족들은 하루에 한번 한시간씩 편한 시간에 찾아와 환자를 면회하고 있었다. 간호사 1명당 환자 수는 최대 2명을 넘지 않았다.

신생아 중환자실로 실습 장소를 옮겼을 때 시설이 매우 좋고 규모 또한 커서 놀라웠다. 20여년 전 680g의 신생아를 위한 집중치료팀이 구성되면서부터 성 마리아 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의 역사가 시작됐다고 한다. 신생아집중치료실이 생기기 전까지는 미숙아를 위한 치료시설이나 치료로 인해 살아난 미숙아가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 간호사들에겐 큰 자랑거리였다.

신생아집중치료실의 아기들은 치료를 받다가 증상이 호전되면 GCU(Growing Care Unit)로 옮겨졌다. 이곳에선 간호사와 보모가 아기들의 수유를 돕고 있었다. 모유수유를 원하는 부모를 위해 모유보관용 냉장고가 따로 비치돼 있었고 부모들의 면회도 매우 자유롭게 이뤄지고 있었다. 특히 면회시 아기가 침대에 누워 있는 채로 이동해 가깝게 들여다 볼 수 있게 만들어 놓은 유리벽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실습을 한 곳은 장기입원병동과 호스피스병동이었다. 장기입원병동에 는 주로 만성질환자나 말기암환자들이 입원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곳은 한마디로 노인병동이었다. 분위기는 가정같이 편하고 안락했다.

장기입원병동에서는 노인환자들이 스스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대상자들은 자신의 일상생활능력에 따라 적절한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그에 따른 간호를 받고 있었다. 노령화 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에도 이같은 시설이 많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강남성모병원 호스피스병동을 모델로 했다는 성 마리아 병원의 호스피스병동은 마치 호텔과 흡사했고 환자와 가족을 충분히 배려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과 같이 일본 사람들도 죽음은 자신의 집에서 맞이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지만 호스피스에 대한 홍보가 활발해지면서 호스피스를 원하는 환자들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호스피스병동 간호사들이 강남성모병원에서 실습을 하며 한국의 호스피스를 배우고 왔다는 말을 듣고 우리 모두는 뿌듯해졌다. 하지만 환자 가족에 대한 여러가지 편의시설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환자에 대한 사랑과 배려는 도리어 우리가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습이 끝나고 지도 교수님, 간호사 선생님, 그리고 함께 실습한 일본 학생들과 함께 모여 평가 및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일본 간호와 한국 간호의 차이점, 공통점 등을 이야기하며 유익하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송미란  news@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