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2-09-26 오전 11:07:42

아프리카는 호기심과 탐구심을 가진 젊은이라면 한번쯤 가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법한 미지의 대륙이다. 지난 여름방학 간호대학 동기들과 함께 한 달여간 아프리카의 케냐와 우간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다녀왔다.
　
김신미 선교사님의 "유진아, 올 여름에는 아프리카에서 간호선교사 인턴십 한번 해 보지 않겠니?" 라는 권유에 아프리카 단기선교를 소망하는 마음을 품게 되었다. 간호선교사로서의 비전을 확인하고 미리 선교지를 가본다는 마음으로 아프리카 선교여행에 동참할 것을 결심했다.

　첫 목적지인 케냐에서는 주로 선교사님과 그들의 사역지를 방문하여 교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곳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간호사로서 선교를 한다는 것은 정말 축복된 일"라는 것이었다.

　육체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돌볼 수 있으며 특히 무슬림 지역처럼 선교사가 좀처럼 접근하기가 어려운 곳조차 간호사의 손길을 기다린다는 점에서 간호사가 선교사로 적격이라는 것은 한국에서도 이미 여러 번 들었던 얘기였다. 나 또한 선교를 위해 간호학을 선택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던 부분이었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 계신 선교사들에게 직접 듣고 있자니 간호학을 공부하게 해주신 하나님께 더 큰 감사를 느꼈다.

　특히 난민 아이들을 모아 공부시키는 에벤에셀 학교에 계신 선교사님은 "에벤에셀을 비롯해 이곳 아프리카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건강을 돌보아줄 보건교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한국에 돌아가면 간호사들에게 이곳 사정을 꼭 전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우간다에서는 간호선교사의 사역에 직접 참여해 예비 간호선교사로서의 삶을 체험할 수 있었다.

　그 곳에서 만난 김정윤 간호선교사는 17년 전 우간다로 파견되어 지역 곳곳에 보건소와 진료소를 세웠으며 간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쿨루바간호학교를 설립했다. 또 주민들을 위해 영성훈련원을 세워 전인간호를 실천하고 있었다. 김 선교사님의 삶은 내게 많은 도전이 되었으며 간호선교사로서 귀한 역할모델이 되었다.

　선교여행 기간동안 연동교회에서 파견한 진료팀과 각 진료소를 다니며 의료봉사활동도 했다. 내가 맡은 역할은 혈압을 체크하는 일이었는데 기후가 덥고 위생이 불량한 탓에 사람들의 피부는 매우 끈적이고 악취가 심했다. 그러나 간호라는 옷을 입었기에 이렇게 가까이에서 이 사람들을 돌볼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니 그저 감사할 뿐이었다.

　이번 선교여행은 간호선교사에 대한 비전을 명확히 해주었고 간호학이 얼마나 많은 일을 가능케하는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졸업 후 당장은 아프리카로 달려가지 못하더라도 이번 여름 만났던 선배 간호선교사들의 모습을 기억하며 내가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해본다.

정유진  news@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