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2-11-21 오전 09:17:01

　한국치매협회가 주관한 `일본 치매관련 사업 및 시설방문 조사' 연수프로그램에 참가해 나고야에 다녀왔다. 이번 연수는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개호보험과 요양관련 수가지불형태를 이해하고 치매관련 사업 및 시설을 견학하기 위해 마련됐다. 치매관련 분야에서 활동하는 관계 공무원과 간호학과 및 건축학부 교수, 의사 등이 동행했다.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치매환자가 증가하면서 노인을 위한 보건의료체계와 요양보험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의미 있는 연수였다.

　일본에서 처음 방문한 곳은 오오부시의 국립요양소 중부병원이다. 이 곳에서는 개호보험에 대한 설명을 통해 개호보험제도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개호보험제도는 노령화 사회로 인한 노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가족이 부담해왔던 간병문제를 사회적으로 책임지는 의미로 2000년에 공적 개호보험법을 제정함으로써 시작됐다.

　개호보험은 65세 이상 노인과 40세 이상 65세 미만으로 의료보험에 가입된 사람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개호보험의 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요개호 및 요지원상태에 있다고 인정받아야 한다. 요개호 인정의 유효기간은 6개월이었으며 계속해서 개호보험급여를 받고자 할 때는 변경신청을 해야 한다.

　개호보험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재택서비스(방문·통원서비스, 단기입소서비스, 기타서비스)와 시설서비스(특별양호노인홈, 개호노인보건시설, 개호요양형 의료시설)가 있었다. 개호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이용액의 10%만 본인이 부담하면 된다.

　둘째 날은 노인보건시설 아이오이와 그룹홈 루미나스오오부, 고령자 치매개호연수연구오오부센터를 방문했다.
　노인보건시설 아이오이는 치매환자를 포함해 노인환자 100여명이 입소해 있었으며 30여명이 Day Care Service를 받고 있었다. 입소자 대부분이 30분 이내 거리에 가족이 거주하고 있었다.

　그룹홈 루미나스오오부에서는 치매노인 9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개호복지사 20여명이 교대근무를 하면서 환자들이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일상생활훈련을 시켜줬다. 마침 우리가 방문했을 때가 저녁시간이어서 노인들이 다같이 저녁을 준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고령자 치매개호연수연구오오부센터는 치매개호에 관한 연구기관으로 국고와 지자체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치매관련 분야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연수교육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마지막날에는 개호복지사를 양성하는 일본복지대학 중앙복지전문학교를 방문했다. 개호복지사 과정은 고등학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2년간의 이론 및 실습교육을 통해 자격증을 수여하고 있다. 개호복지사는 목욕을 시켜주는 등 환자들을 수발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우리나라도 2022년이면 노인인구 비율이 14%로 증가하는 등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노인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치매 및 거동불편 등으로 인해 돌봄을 필요로 하는 노인환자가 급증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보건복지 및 의료체계의 적절한 대응이 시급한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너싱홈에 대한 수요가 큼에도 불구하고 전액 본인부담인 의료비로 인해 가족들이 노인환자를 쉽게 맡기지 못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앞으로 이같은 요양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재원마련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다. 또한 보건과 의료, 복지를 통합한 보건의료복지체계가 확립되고 노인 만성질환자를 위한 요양시설, 너싱홈, 가정간호센터 등 다양한 요양시설이 개설되길 기대해 본다.

장 옥 주(대한간호협회 보험부장)

장옥주  news@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