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4-11-04 오전 09:33:16

　현상학의 대가인 훗설의 맥을 이어 심리학적 현상을 연구하고 있는 아마데오 피터 지오르지 교수. 그는 지난 10월 9∼10일 이틀 동안 한국질적연구센터가 `Giorgi의 현상학적 연구방법' 주제로 개최한 워크숍에서 강의를 진행했다.

　이번 워크숍은 기술적 현상학의 이론적인 설명을 토대로 실제 박사학위논문에 이용된 원자료(raw data)를 직접 분석해보는 실제적인 기회가 됐다. 워크숍에는 간호학뿐만 아니라 심리학, 사회학, 교육학, 사회복지학 등 다양한 학문분야의 교수, 대학원생이 참석한 가운데 개별 또는 그룹으로 현상학적 분석을 연습해 본 후 열띤 질문과 답변의 시간도 가졌다.

　특히 워크숍을 진행한 지오르지 교수는 질적연구에 전력을 다하는 모든 연구자들에게 강력한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지오르지 교수는 호주 조지프 칼리지를 나온 후 미국 포드햄대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미국 뒤케인대 심리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동 대학내 세이브룩 인스티튜드의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현상학적 심리학을 연구하고 있다.

　지오르지 교수는 실험심리학 교육을 받았으나, 인간의 현상과 관련된 심리학적 문제가 엄격하고 정확한 실험 상황에서만 그 현상들을 다루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고 더 정확한 다른 방법을 발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학원 과정을 거치고 뒤케인대학교에 재직하면서 철학적 현상학에 대한 많은 교과과정에 참여했고 수많은 철학자, 과학자들과 함께 현상학적 해석의 우수성에 대해 세미나와 토론에 몰두했다. 1970년 9월에 처음으로 심리학과에 질적연구과정을 개설했다. 교과서도 없는 상태에서 훗설의 "사물 그 자체로 돌아가라"는 주장을 지침삼아 학생들과 함께 인간의 감정과 정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주위의 사람들로부터 다양한 자료의 기술(description)을 얻었고, 이를 질적으로 체계적으로, 그리고 엄격하게 분석하려고 노력한 결과 많은 변형과 함께 기본적인 전략을 적용하게 되었으며 이것은 심리학을 위해 바람직한 연구방법이라고 단언할 수 있게 됐다.

　지오르지 교수가 제시하고 있는 기술적 현상학의 전략은 4단계로 구분하여 설명할 수 있다. 먼저 대상자에게서 나온 모든 이야기를 읽으면서 전체적인 줄거리의 맥을 잡아야 하며, 의미단위(meaning unit)를 구분해야 한다는 것과, 각 학문분야의 용어를 이용하여 의미단위를 표현하고 기술한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든 의미단위를 합성한다는 것이다.

　지오르지 교수는 이번 워크숍에서도 이론적이고 실제적인 연구가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인간의 현상을 다루는 인문과학은 실험이 아닌 다른 연구 전략(특히 질적연구)을 이용하여 인간 현상의 질과 의미를 명시화함으로써 하나의 이론을 도출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자연과학과 함께 분명한 과학이라고 주장하고 자연과학은 인문과학에 앞서 200년 전에 출현된 성공적인 학문이지만 인간에게 자연과학의 특성을 이용하여 연구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강조했다.

정승은  news@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