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2-17 오전 09:41:05

　안녕하세요, 후배님들! 국시는 다들 잘 치렀나요? 열심히 노력한 만큼 모두가 어엿한 간호사가 될 자격을 가질 수 있을 거라 전 자신합니다.

　저는 작년 이맘때 무사히 국시를 치르고 지금은 부산대학교병원 신경외과병동에 근무하고 있는 김정아 간호사입니다.

　아직도 국시 공부하던 그 시절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날씨는 추웠지만 친구들과 머리를 모으고 열 올렸던 국시 문제집, 쉬는 시간에 마셨던 뜨끈한 자판기 커피, 커피를 마시며 공부가 안된다는 둥 내용이 너무 많다는 둥 재잘재잘 떠들던 잡담들. 힘들었지만 그런 시절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기에 지금 더 간절히 생각나는 게 아닐까요?

　학생 때 병동실습을 나갔었지만 간호사로서 근무를 한다는 것이 참 낯설더군요. 전공이 다른 친구들이 꼭 한번쯤은 이런 질문을 할 겁니다. `이제 주사는 잘 놓니?' 간호사가 하는 일은 그것이 전부인 양 말이죠. 병원에서 간호사는 참 많은 역할을 합니다. 환자를 직접간호하는 것과 그 외 간접적인 여러 일들,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 등, 처음엔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당황스럽기도 하고, 너무 배울 것이 많아서 힘들기도 하답니다.

　어떤 일이든 처음은 다 힘들다고들 하지요. 처음엔 저도 꽤나 진땀을 흘렸습니다. 물론 지금도 능숙하진 못하지만요. 학생 때 공부한 것들도 잘 생각나질 않고, 한번 익힌 일도 자꾸만 잊어버리지요. 긴장과 당황의 연속선에 있다보면 자신의 능력이 잘 발휘되지 않아요. 하지만 스스로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가짐과 자신이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가 있는지를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차츰차츰 성장하는 자신의 멋진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저는 이런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제가 맡은 환자들의 문제를 알아내어 그들이 만족할 만한 간호를 제공하고 제 다음번 근무의 선생님께 인계를 주고 퇴근할 때의 기분 말입니다.

　상태가 호전돼 가는 환자의 웃는 모습도 좋고,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면서 그동안 감사했다는 말을 전하는 환자들의 모습도 좋습니다. 같은 병동에서 서로를 도와주고 위로해주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가족 같은 동료와 선배님들도 좋고, 솔직히 월급을 받게 된다는 것도 좋습니다. 제가 적응을 잘 한 것 같나요? 저는 실수투성이에 아직도 모르는 것이 아는 것보다 더 많은 병동 막내 간호사입니다. 일을 제대로 해놓지 못해 꾸지람도 자주 듣는답니다. 그럴 때면 내가 바보가 아닐까 하는 자책도 하지만 전문직으로서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그리고 좀 더 나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릅니다.

　후배님들이나 제가 하는 일은 우리만 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많이 설레지 않나요? 아직 실감이 안 난다 하더라도 후배님들은 잘 할 수 있을 겁니다. 자신을 가지고 준비하세요. 능력 있는 간호사의 모습을 만들기로 노력하자고요. 파이팅! 예비 간호사님들!

김 정 아 간호사
(부산대병원 신경외과병동)

김정아  news@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