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4-21 오전 09:49:18

　샴쌍둥이 수술로 유명한 싱가포르 래플즈병원, 복지병원인 앙모키오병원, 싱가포르 보건청 산하의 가족건강교육 전문센터인 Heath Promotion Board로 벤치마킹 연수를 다녀왔다.

　싱가포르 정부는 아시아 의료허브로의 부상과 병원산업 육성을 위해 철저히 의료서비스 차별화 정책을 펴고 있다. 싱가포르 국민은 우리나라의 국민건강보험에 해당되는 메디세이브(의료저축)와 정부보조금으로 국․공립병원 입원․치료비의 최대 80%까지 지불할 수 있다.

　메디세이브는 민간병원 치료비에도 일정부분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민간병원들은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개발해 자국민 환자는 물론 외국 환자를 유치하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경쟁이 국․공립병원의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싱가포르 정부의 생각이다.

　래플즈병원은 2001년 설립됐으며 샴쌍둥이 수술로 유명해졌다. 이 병원은 380여병상으로 규모는 작지만 수입은 1000병상을 운영하는 우리나라 병원의 진료비 수입보다 높았다. 이는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과 함께 병원에 명성을 가져다 주는 고난이도 수술을 하는 의사에게 과감한 인센티브를 적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병원에 처음 들어섰을 때의 느낌은 호텔같다는 것이었다. 종합병원에서 익숙하게 보아오던 혼잡함도 없었고 조용하고 깨끗했다. 특성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국제진료센터의 경우 외국인 환자들의 입국 날짜에 맞춰 각 나라별 전담직원이 차를 가지고 공항에 나가 환자를 모셔오는 것뿐만 아니라 통역, 환전, 숙소, 비행기티켓 등의 편의도 제공하고 있었다.

　또 1층, 2층, 7층, 12층, 13층에 백화점식으로 센터가 위치해 있어 우리나라처럼 외래진료가 한두 층에 몰려 있어 대기자가 많고 복잡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앙모키오병원은 이 병원의 비전 `To serve mankind'가 보여주듯이 사회복지재단 두 곳에서 공동운영하는 노인과 재활환자 중심의 복지병원이다. 201병상 규모로 간호사 인력은 57명이고 100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동하고 있다. 이곳은 요양시설과 비슷하며 입원은 의뢰서를 통해서만 가능한데 급성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입원할 수 없다.

　외래 geriatric clinic이 1년 전에 개설되었고 환자의 96%가 50세 이상이며, 의뢰받은 환자만 입원이 가능하다. 간호사 호출시 복도 전광판에 호출한 방 호실이 표시되어 언제든 알 수 있게 했으며 병실료는 인원수, 에어콘과 선풍기 설치여부 등에 따라 차등 적용되고 있었다. 직원들이 여유 있는 미소를 지녔고 모두 친절했다. 방문객인 우리에게 하나라도 더 안내해주려는 성의를 보여주어 마음 따뜻하게 병원을 나설 수 있었다.

　Health Promotion Board는 2001년 세워진 싱가포르 보건청 산하의 가족 건강교육 전문센터로 건강증진과 질병예방 프로그램을 다루기 위해 설립됐다.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지루하지 않게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싱가포르 병원은 많은 나라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으며, 래플즈병원의 경우 한 달에 세 번 정도 한국인이 방문하고 있다고 한다. 해외병원의 성공사례를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하고 그들의 서비스 정신과 운영 노하우를 배워 우리나라 병원도 세계적인 병원으로 성장,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 경 미 수간호사(고대안산병원 외과병동)

김경미  news@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