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11-07 오전 09:53:00

　올해 하반기 중점사업으로 `금연사업'을 실시하게 됐다. 먼저 마을별 흡연자 명단을 정리한 후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가정방문에 들어갔다.

　주민들은 `금연'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담배 피우면서 90세 넘기도록 건강하게 사는 사람도 많다” “담배 끊으라는 말을 하기 전에 담배를 만들어 파는 사람들을 탓해라” 등등 푸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일대일 상담에 들어갔다. 금연에 실패할 경우 남들로부터 받을 비난이 두려워 용기를 내지 못하거나, 사람들 앞에서 금연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가 면박을 당하거나 곤란한 입지에 처할 것을 우려해 시도하지 못하는 주민들이 꽤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금연초를 피우거나 금연 패치를 사용해보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고 털어놓는 사람도 있었다.

　금연 프로그램 신청자 수가 34명에 이르렀다. 금연지도사와 운동처방사, 건강생활실천업무담당 간호사, 한방건강증진실 한의사 등이 교육을 맡았다. 금연 시도와 실패, 니코틴 의존도, 소변 검사, 금연 단계별 대처 전략, 담배에 관한 지식 등 매회 필요한 정보와 교육이 제공됐다.

　하루하루 프로그램이 끝나면 일일이 전화를 해 격려하고, 다음 날 일정에 대해 안내했다. 금단증상 등 고충을 들어주고,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면서 참여자들의 결심이 약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교육 마지막 날. 축하 떡을 자르고 5일 동안의 일정에 대해 이야기한 후 금연교실이 진행되는 동안 촬영한 사진을 영상으로 묶어 감상했다. 영상물을 지켜보며 참가자들 모두가 스스로의 노력이 얼마나 눈부신지를 보고 느끼며, 자신의 소중함을 깨닫고 서로 감동을 나눴다. “우리는 이미 성공으로 가는 사람들”이라는 말로 총평을 대신하며 힘을 실어드렸다.

　사업 종료 후 3일째 되는 날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가정을 방문했다. 한 분을 제외한 모두가 금연을 유지하고 있었고, 나머지 한 분도 흡연량을 줄여나가는 중이라고 했다.

　한 여름 작열하는 태양이 곡식을 여물게 하듯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친 후 `건강'을 손에 쥘 수 있을 테니, 오늘 하루도 나에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성실하게 해나갈 것이다. 온 마을 주민들이 모두 금연에 성공할 때까지.

박도순(전북 무주 가정보건진료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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