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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팅게일 선서 가슴에 새기며
세상 밝히는 촛불처럼 의로운 간호사 되고 싶어
기사입력 2007-11-21 오전 09:30:31


 간호사관생도 50기 가관식이 10월 19일 있었다. 가관식은 캡 수여와 촛불점화, 나이팅게일 선서 등의 의식을 통해 예비 간호사로서의 사명감을 인식하고 초심을 밝히는 뜻 깊은 행사다.

 요즘엔 임상현장에서 간호사가 캡을 쓰지 않기 때문에 많은 간호대학에서 가관식 대신 나이팅게일 선서식을 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부모님 앞에서 학교장님과 교수부장님이 캡을 씌워주실 때 `이제 정말 내가 간호사의 길에 들어서는구나!' 하는 느낌이 들면서, 가관식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다.

 불이 꺼진 어두운 강당. 단상 중앙에 밝게 빛나는 촛불을 가슴에 안고 서있는 선배 간호장교는 크리미아전쟁 당시 전상자 간호를 위해 밤마다 등불을 들고 병실을 밝힌 `광명의 천사' 나이팅게일과 닮아 있었다. 생도들은 조심스런 걸음으로 간호사 캡을 수여받고, 선배 장교들로부터 촛불을 받아 자리로 돌아왔다.

 점차 환하게 밝아오는 강당을 보며 자신을 태워 어둠을 몰아내는 작은 촛불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으며, 작은 불빛이 모이면 세상의 모든 어둠도 몰아낼 수 있으리란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밝은 촛불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리라 다짐했다.

 우리는 입을 모아 하느님과 모든 사람 앞에서 나이팅게일 선서문을 낭독했다.

 “나는 일생을 의롭게 살며 전문간호직에 최선을 다할 것을 하느님과 여러분 앞에 선서합니다. 나는 인간의 생명에 해로운 일은 어떤 상황에서도 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간호의 수준을 높이기 위하여 전력을 다하겠으며, 간호하면서 알게 된 개인이나 가족의 사정은 비밀로 하겠습니다. 나는 성심으로 의료인과 협조하겠으며 나의 간호를 받는 사람들의 안녕을 위하여 헌신하겠습니다.”

 한 마디 한 마디에 몸과 마음을 모두 바치며 선언문을 읽어내려 갔다. 간호사의 길을 함께 걸어갈 사랑스런 우리 동기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지나가며 마음가짐을 새로이 했다.

 촛불이 꺼지는 동안 `앞으로 남은 2년여의 교육기간 동안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임상실습은 어떤 것일까? 그리고 임관 후 임상현장에서 생명을 돌보는 책임의 무게란 어떤 것일까?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함께 커짐을 느꼈다.

 하지만 다시 불이 켜진 강당에는 동기들이 자신에 찬 눈빛으로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래, 앞으로 분명 힘들고 지칠 때가 오겠지. 하지만 나는 겁나지 않아. 왜냐면 내 옆에는 최고의 간호장교를 꿈꾸는 82명의 동기가 있으니까. 83개의 촛불이 세상의 어둠을 몰아낼 수 있음을 알았기에 우리는 함께 이룰 수 있을 거야. 아자! 아자!'

구향진(국군간호사관학교 50기 생도대표)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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