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9-24 오전 10:08:05

　간호병과에서 2년마다 실시하는 수술간호교육과정 연수프로그램을 통해 16주 동안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시에 있는 메디간육군병원(Madigan Army Medical Center : MAMC)에 다녀왔다.

　`Care with compassion'을 모토로 미 군대의 현역 및 예비역과 그들의 가족, 지역주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병원이다. 205개의 침상과 14개 수술실을 갖췄다.

　병원의 여러 첨단시스템이 눈에 띄었다. 자동화 이송시스템을 통해 수술실 내 case cart, 병동 내 세탁물 cart, 병리과 의뢰 검체물 등을 안정되게 운반하고 있었다. 특히 `omni-cell'이라는 물품 컨테이너에 관심이 쏠렸다. `omni-cell'은 비밀번호를 부여받은 의료인만이 사용할 수 있도록 잠금장치가 돼 있다. 약품을 비롯해 소모품, 소독물품 등의 수가 일정량 이하로 줄어들면 컴퓨터시스템에 의해 중앙공급실로 자동청구가 되도록 되어 있어, 따로 청구를 하지 않아도 됐다. 청구절차상의 번거로움을 피하고 의료인력의 업무 부담을 줄여주는 효율적인 시스템이었다.

　병원은 풍부한 인력을 확보하고 있었고, 모든 업무를 전담화해 효율성을 높였다. 간호장교와 민간간호사 50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입원환자 2명당 간호사 5명이 배치되는 이상적인 시스템이었다.

　매뉴얼에 기초한 환자중심의 간호를 철저히 실천하고 있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환자의 안전을 위해 수술부위 오류예방을 위한 지침을 준수하고 있었는데, 프로토콜에서 권장하고 있는 모든 사항을 수차례 확인하고 있었다. 수술 전 환자대기 장소에서 마취의, 집도의, 수술간호사 모두가 반드시 환자를 확인하는 절차를 밟았고, 집도의는 수술부위 표시를 충실히 하고 있었다. 특히 Time out(수술직전 환자확인 절차)에는 수술에 참여하는 모든 인력들이 적극 동참했다.

　또한 300여명이나 되는 자원봉사자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대부분 나이가 지긋한 예비역과 지역주민들이었는데, 병원 로비 등에서 환자나 방문객들의 안내를 주로 담당했다. 국가로부터 받은 혜택에 감사하며 자발적인 봉사를 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미국의 또 다른 잠재력을 엿볼 수 있었다.

한　정(국군수도병원 수술간호장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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