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2-23 오전 09:55:34

　현관문을 나서면 항상 겁이 난다. 아파트 계단에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참을 수 없는 역한 공기는 하루의 시작을 답답하게 한다. 담배 연기 없는 세상에 가보고 싶은 게 소원이 됐다.

　나의 직업은 금연상담사다. 방문금연클리닉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등록된 기관을 찾아 금연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청소년도 만나고 전경 등 젊은이들과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다. 찾아가는 금연상담사들을 통해 금연에 성공한 이들을 난 이렇게 부른다. “넘 멋진 사람들”이라고.

　흡연자 중 금연에 성공하는 사례는 의외로 소수다. 대상자 중 완전히 금연하는 사람이 10% 정도면 성공적이라는 말이 와 닿는다. 얼마나 금연이 힘들면 금연운동과 금연사업을 펼치고 있을까에 대해 고민해보게 된다.

　니코틴 의존을 질병으로 보고 치료적 접근을 요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심각한 사회 문제다.

　상담을 하면서 잊혀지지 않는 일이 있다. 금연에 성공한 아버지가 담배 피우는 고등학생 아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금연관련 인터넷 사이트는 수도 없이 많아지고, 흡연자를 도와주기 위한 방안도 다양하지만 흡연율을 줄이는 데는 미흡하다고 본다. 혼인 선언과 함께 금연 서약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가장 좋은 방법은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잠재적 흡연자를 양성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여성이자 모성인 어머니의 역할이 중요하다. 결혼을 앞둔 미혼 여성들이 흡연자를 기피하고 금연시킨 후 결혼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싶다. 현명한 여성은 결혼 후 남편을 금연시킨다.

　흡연의 폐해와 간접흡연의 유해성, 금연의 이득을 잘 알지만 실천이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상담을 통해서도 실감하고 있다.

　금연, 그 일선에서 간호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간호사부터 남편과 가족의 금연을 책임지고 해결해보자. 예비 간호사들과 미혼 간호사들은 배우자 선택 조건에 금연할 것을 추가하길 바란다.

　경인년 새해에는 간호사 1명이 주위사람 1명씩 금연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으면 어떨까. 내일은 좀 더 맑은 공기를 만나고 싶다.

김경애(간호사/금연상담사)

편집부  news@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