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2-22 오후 16:42:11

신입간호사로 첫 발을 내디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병원에 근무한 지 1년이 넘었다. 시간이 참 빠르다.

　아직은 많이 미숙하고 배울 게 많은 간호사지만, 국가고시에 합격하고 이제 막 입사하는 후배들에게 나의 병원생활과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조금이나마 공감이 되고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신입시절 병동에 들어갔을 때 제일 먼저 느낀 것은 더 이상 환자들이 나를 간호학생으로 보지 않고 `간호사'로 본다는 것이었다. 어찌 보면 간호학생과 별 차이가 없었을 내게 간호사 유니폼을 입었다는 이유로 환자들은 아픈 곳을 말하고, 간호해주길 원하며,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해주길 원했다.

　낯설고 어려운 전문용어, 능숙하지 못한 정맥주사…. 그야말로 프리셉터 선생님이 나를 돌보는 격이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진땀을 뺐던 것은 정맥주사다. 한 번 실패할 때마다 식은땀이 주르륵 흐르고, 환자가 화를 낼까봐 눈치를 보고, 손이 덜덜덜 떨렸었다.

　신입간호사가 미덥지 못했던 환자들은 내가 무언가를 하면 하나하나 물어봤다. 그러던 환자들이 지금은 내가 하는 간호에 대해 아무런 의심을 갖지 않는다. 내가 출근하기를 기다렸다며, 다음 근무시간은 언제냐고 물어보는 환자들도 생겨났다.

　바쁜 업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환자들이 이렇게 나를 위해 웃어주고, 나를 믿고 자신의 몸을 맡긴다는 것에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일이 너무 바빠 때로 나도 모르게 인상을 쓰게 되면, 쉬엄쉬엄 하라고 말해주는 환자들이 있어 기운을 얻기도 했다.

　말 한마디 안하던 환자들이 퇴원할 때 환하게 웃으며 “그동안 너무 고마웠다. 덕분에 건강해져서 나간다”며 인사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병원생활에서 큰 힘이 된다.

　한 사람이 자신의 몸을 의지하고 믿고 맡길 수 있는 직업은 그리 많지 않다. 신입간호사 여러분들이 간호사가 되어서만 느낄 수 있는 기쁨과 보람을 발견하고, 환자를 바라보며 간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병원생활을 하면서 간호사라는 직업을 가졌다는 데 항상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

편집부  news@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