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간호사는 병원에서 환자를 만날 때와는 또 다른 봉사정신과 사랑이 필요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해요.”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이 유치원에 간호사를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시범사업부터 참여해온 참샘유치원의 원은영 간호사를 만났다.
병원간호사와 보건교사로 두루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는 그는 “육아 후 복직을 알아보던 중 처음으로 유치원 간호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도전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원은영 간호사는 매일 아침 원아들을 맞이하면서 아이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한다. 투약 중인 아이들은 시간에 맞춰 관리한다. 필요한 경우 학부모들에게 전화로 아이의 상태를 알려준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집단생활을 하는 만큼 감염병 예방관리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손씻기를 강조하고 수족구, 수두, 독감 등에 걸린 아이들에 대해 등원중지 조치 등을 한다. 응급처치를 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할 상황에서는 간호사로서의 전문성과 경험이 빛을 발하고 있다.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교육을 하고, 유치원 홈페이지에 학부모 대상 보건교육자료를 올린다. 영양사와 체육교사와도 유기적으로 교류하며 아이들의 건강을 챙긴다. 교직원들의 건강관리도 담당한다.
“아이들과의 사전 라포 형성이 가장 중요해요. 항상 웃는 얼굴로 대하고 말과 눈빛, 손길로 사랑을 많이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원은영 간호사는 엄마라고 부르며 따르는 아이들이 있을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라포 형성이 잘되면 병원이나 간호사를 무서워하지 않게 되고, 아이가 아파서 병원에 가게 됐을 때 심리적 안정을 금세 되찾고 원활한 치료협조가 가능하다고.
참샘유치원 박해연 원감은 “교원 입장에서는 업무량을 덜 수 있고, 위급상황 시 신속한 대처가 가능해 든든하다”면서 “아이들이 제대로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어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밝혔다.
황혜정 원장은 “아이들이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고, 보건지도에 매우 효과적”이라며 “유아의 안전이 최고인 유치원에 간호사는 꼭 필요한 전문인력인만큼 전국적으로 확산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은영 간호사는 “엄마 품처럼 따뜻하게 아이들을 지켜주는 간호사가 되고 싶다”면서 “새로운 전문지식을 꾸준히 습득하면서 자기개발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 세종시교육청, 유치원 24곳에 간호사 배치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교육감·최교진)은 유아의 건강증진 및 안전한 유아교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유치원에 전국 최초로 보건전담인력을 배치했다.
유치원 간호사는 응급처치, 건강검진, 신체발달 정도 점검, 보건관리 업무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세종시 관내 공립단설유치원 24곳에 간호사가 1명씩 배치돼 올해 3월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오는 9월 개원하는 유치원에 1명 더 추가될 예정이다.
올해 본사업에 앞서 지난해 10∼12월 참샘, 한솔, 나래, 온빛 등 4개 유치원에 간호사 3명을 배치해 시범운영한 결과 학부모 및 교직원 대상 만족도 조사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보건업무에 대한 유치원 교사의 업무 경감 △유아, 교원, 학부모 대상으로 한 보건교육 체계 강화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하고 적절한 대처 △원아 및 교직원의 건강상담을 통해 건강보호증진 등의 성과를 거뒀다.
주혜진 기자 hjjoo@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