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증외상전담팀 24시간 365일 대기
◇ 외상간호 전문성 강화 주력
덤프트럭에 치여 심각한 외상을 입은 한 환자가 기계들에 둘러싸여 생사의 기로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 곁에서 힘겹고 외로운 싸움을 함께 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외상센터 외상중환자실(TICU) 간호사들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외상센터는 서울에서 유일한 중증외상 전문치료센터로 외상중환자실과 응급외상병동 등을 갖추고 2014년 4월 개소했다. 중증외상환자를 위한 전담의료팀이 24시간 365일 대기하고 있다. 교통사고·추락 등으로 인한 다발성 손상·과다출혈 환자 등을 대상으로 골든타임(1시간) 내 신속한 외상전문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보건복지부가 전국에 17개 권역외상센터를 설치하고 있는데 국립중앙의료원은 서울권역외상센터로 선정됐으며, 앞으로 원지동으로 병원을 이전하면 센터를 공식적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외상중환자실 차현숙 수간호사는 “긴박한 응급상황에서 중증외상환자를 돌보고 인공호흡기·에크모 등 수많은 기계들을 다뤄야 하는 외상중환자실에서는 간호사의 신속성과 정확성, 고도의 전문성이 특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외상중환자를 간호하는 일은 살얼음판을 걷는 듯 긴장의 연속이다. 환자의 상태가 시시각각 변하기에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고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대처해야 한다. 어떤 사고를 당한 환자가 어느 순간 올지 모르기에 환자가 도착 즉시 바로 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마친 빈 병상을 항상 준비해두고 있다.
외상중환자실에 환자가 입원하면 외상전담팀을 중심으로 외과·흉부외과·신경외과·정형외과·응급의학과 등의 의료진이 동시에 진료를 한다. 간호사들은 외상전담팀 전문의들과 함께 컨퍼런스, 사례연구 등을 하며 늘 공부한다. 구미현 간호사는 “외상중환자실에서는 다학제 간 협진과 팀워크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호자들의 다친 마음을 돌보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다. 천미현 간호사는 “갑자기 황망한 사고를 당한 환자를 보며 보호자들이 실신하기도 하고, 환자가 호전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의료진에게 화풀이를 하기도 한다”면서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힘든 업무 중에도 가장 큰 보람은 환자들이 회복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조안나 간호사는 “생사를 장담할 수 없었던 환자들이 의식을 회복하고 처음 눈을 떠 간호사와 눈을 맞출 때의 감동을 말로는 표현할 수 없다”면서 “병동으로 옮긴 후 휠체어를 타고 내려와 고맙다고 인사하는 환자를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외상중환자실은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한다. 정승교 간호사는 “매사 긴장하다 보니 간호사들도 예민해지기 쉽다”며 “서로를 이해하고 조심하며, 조금이라도 더 도와주려고 하다 보니 일은 힘들어도 오히려 분위기는 더 좋다”고 말했다. 간호사들은 패러글라이딩 같은 레포츠를 함께 즐기며 팀워크를 다지고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있다고.
차현숙 수간호사는 “과연 살 수 있을까 걱정했던 환자들이 회복해서 돌아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중증외상환자에서의 초기치료와 외상센터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면서 “간호사들의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원지동 이전 시대를 잘 준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숙현 기자 shkim@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