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극으로 초등학생들에게 재미있는 눈높이 보건교육을 실시하고, 무료공연을 통해 나눔도 실천하고 있는 보건교사들이 있다. 서울시보건교사회 회원들로 구성된 인형극단 ‘벌렁코’ 소속 보건교사들이 주인공.
인형극단 ‘벌렁코’는 팀장인 박미랑 보건교사(옥수초)의 주도로 2012년 창단됐다. 팀장을 포함해 홍영희(대신초), 금은희(문창초), 김혜영(길원초), 길미경(염경초), 김영선(창원초), 박정옥(숭인초), 박진주(금천초) 보건교사까지 모두 8명이 활동하고 있다.
박미랑 보건교사는 인형극을 12년 전 처음 시작했다. “보건교육 내용을 학생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 방법을 고민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형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지역의 한 인형극단을 찾아가 1년간 배웠고, 보건교육에 활용하기 시작했죠.”
보건교육 인형극을 동료 보건교사들과 공유하고, 보다 완성도 높은 인형극을 만들어 보고 싶어 동호회를 결성하게 됐다.
벌렁코 단원들은 아이템 선정에서 자료조사, 시나리오 작성, 목소리 더빙, 인형 제작까지 직접 한다. 시장을 발로 뛰어 구입한 원단을 한 땀 한 땀 바느질해 나가다 보면 아이들을 향한 진심이 인형에 깃든다.
한 편의 작품을 완성하는 데 보통 6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지금까지 흡연예방Ⅰ·Ⅱ, 성교육, 교통안전, 인성교육 모두 다섯 편의 인형극을 만들었다.
대학시절 연극반 경력을 바탕으로 주인공 역할을 도맡아 한다는 김영선 보건교사는 “학생들이 보건수업을 즐기게 된다는 것이 인형극의 가장 큰 효과”라고 말했다. 저학년은 선생님이 직접 만든 인형이라는 것만으로도 신나 하고, 고학년은 역할을 나눠 인형극을 직접 해보며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벌렁코 단원들은 인형극을 통해 나눔도 실천하고 있다. 지역 공부방, 어린이병원 등을 방문해 무료공연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금은희 보건교사는 “인형극단은 많지만 보건교육이라는 차별성과 전문성을 갖춘 곳은 벌렁코뿐이라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보건교사들의 활동을 알리고 싶어 국내 최대 인형극 축제인 ‘춘천인형극제’에도 매년 참여하고 있다. 인형극 사랑에 푹 빠진 이들은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이 더 많다고.
“우선 다양한 주제의 보건교육 인형극을 꾸준히 만들어 낼 계획입니다. 그 다음은 어르신들을 위한 인형극을 만들어 치매예방, 만성질환관리 등과 같은 건강교육을 해보고 싶습니다.”
김숙현 기자 shkim@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