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함성으로 가득한 사각링을 장악한 챔피언이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수술장에서 일하고 있는 이민욱 간호사(27세)를 만났다.
수원 윌스기념병원에 근무하는 이민욱 간호사는 올해 7월 한국권투위원회(KBC)에서 주관한 한국슈퍼플라이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승리하며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프로복싱 선수로는 한국 랭킹 1위 챔피언이지만, 병원에서는 입사 4개월 차 신입간호사다.
이민욱 간호사는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운동을 즐겨했고, 고등학생 때 친구를 따라 복싱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비슷한 시기에 남자간호사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큰 매력을 느껴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다”고 말했다.
영남이공대 간호대학에 재학 중이던 2012년, 입단테스트를 거쳐 프로복싱 선수로 데뷔했다.
2015년 간호사 면허를 취득했지만, 먼저 챔피언이 되기 위한 준비에만 몰입했고, 성공한 이후 병원에 입사했다.
이민욱 간호사는 “졸업 후 임상경험도 없이 긴 공백 기간을 가진 신입을 흔쾌히 뽑아준 병원에 늘 감사하는 마음”이라면서 “처음에는 제가 병원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분도 있었지만, 지금은 원장님과 간호부장님 그리고 간호사들 모두가 제가 챔피언임을 자랑스러워 해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행복하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챔피언 이민욱 간호사는 신체훈련만큼 정신을 단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매일 잠들기 전 주먹을 꽉 쥐었다 펴면서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잘 해낼 것이다'라는 말을 반복하며 긍정적인 자기암시를 생활화하고 있다. 시합이나 수술을 앞두고 자신감을 회복하고, 긴장감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이민욱 간호사는 “간호사와 챔피언,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해볼 것”이라면서 “능숙한 수술간호사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다음 목표는 동양 챔피언, 최종 목표는 세계 챔피언이다.
최수정 기자 sjchoi@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