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호협회 전신인 조선간호부회 초대회장을 지낸 서서평(E.J. Shepping) 간호선교사의 발자취를 조명한 다큐영화 `서서평, 천천히 평온하게'가 제작됐다.
CGNTV가 한국교회 나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든 작품으로, 4월 26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이에 앞서 특별시사회가 4월 3일 광주와 4월 4일 서울에서 있었으며, 4월 17일 서울에서 한 차례 더 열린다.
서서평 간호선교사는 의료선교와 사회계몽에 일생을 바친 인물이다. 1880년 독일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간호학을 공부했다. 1912년 32세에 광주기독병원 간호부장으로 한국땅을 밟았다. 세브란스병원 간호학교에서 간호교육에 이바지했다. 1934년 54세를 일기로 타계할 때까지 가난하고 버림받고 병든 이들을 위한 간호와 교육 및 사회복지사업에 헌신했다. 장례는 광주시 최초의 사회장으로 치러졌다. 고인은 양림동 호남신학대학교 내 선교사동산에 안장됐다.
CGNTV는 독일 비스바덴, 미국 뉴욕, 전라도 일대와 제주도까지 돌며 1년의 제작기간을 거쳐 4K 초고화질(UHD) 촬영으로 서서평 간호선교사의 삶을 생생하게 담았다. 고증자료를 토대로 한 다큐멘터리와 재연드라마를 한데 묶어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배우 하정우 씨가 내레이션을 맡아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제작진은 “낯선 땅 조선에서 작은 밀알이 되어 상한 영혼들을 치유하고 짐을 덜어준 한 여인의 슬픔, 한 그리스도인의 뜨거움, 한 선교사의 치열함으로 가득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또한 “서서평은 평생을 보리밥에 된장국을 먹고, 검정 고무신을 신었으며, 무명 한복을 입고 다녔다”면서 “조선인처럼이 아니라 조선인으로 살다간 인물”이라고 밝혔다.
한편 광주시간호사회는 매년 서서평 간호선교사 추모 기념행사를 열어 고인의 숭고한 삶과 업적을 기리고, 묘지를 찾아 헌화하고 참배하고 있다. 올해부터 서서평장학금을 신설해 간호대학생을 지원하고 있다.
정규숙·최수정 기자 kschung@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