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 주인공을 통해 치료적 상담을 간접 체험하고, 자신의 마음과 자아를 살펴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이 출간됐다.
홍순범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교수가 심리치료의 과정을 소설로 담은 ‘내 마음, 새로 태어나고 싶다면’을 펴냈다.
저자는 정신과 의사로서 환자들을 상담한 경험을 바탕으로 가상의 사례를 통해 독자들에게 마음의 원리에 관한 통찰을 전달한다. 우리의 자아를 구성하고 있는 ‘생각-감정-행동’의 연결고리를 되짚어보고, 자신의 진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도록 돕는다.
책에는 생각연구소장, 감정수련원장, 행동체육관장이 등장해 주인공인 ‘나’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주인공은 3년간 백수 상태인 취준생으로 학창시절 성적은 중상위권, 여자친구도 있었고, 가정에도 큰 문제가 없는 평범한 청년이다. 그러나 취업의 문턱에 좌절하고 인생에 희망이 보이지 않아 삶을 마감하기 위해 한강다리 난간에 선다. 그 순간 난간에 붙은 메모를 발견한다. 생각연구소, 감정수련원, 행동체육관. 주인공은 죽음을 보류하고 그곳을 찾아가 생각, 감정, 행동이란 이름의 치료사들을 만나게 된다.
이들은 오늘날 널리 활용되는 대표적인 상담치료인 인지치료, 정신(역동)치료, 행동치료를 상징하는 캐릭터로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주인공과 상담을 진행한다. 각자 자기들의 방식이 옳다고 다투기도 한다.
독자들은 주인공을 따라 이 과정을 함께하며 다양하고 전문적인 상담치료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가상의 설정으로 치료적 상담을 엿볼 수 있게 해 정신과 의사나 심리치료사들이 하는 상담에 대한 이해를 높여준다.
책은 일반 대중은 물론 치료기관에서 상담받기를 망설이는 사람이나 정신과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홍순범 교수는 “치료적 상담이란 단순히 친절하게 이야기를 들어주고 조언 몇 마디 건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각 치료마다 역사와 이론에 따라 다양한 상담방법이 활용되고, 환자가 겪는 고통의 성격에 따라 효과적인 상담방법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10년간 마음에 관한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여러 환자를 만나면서 동시에 나 자신을 만나기도 했다”며 “독자들도 이 책을 읽고 마음에 관한 작은 통찰, 혹은 통찰의 씨앗이 남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저자는 앞서 갓 의사가 됐을 때의 초심을 기억하고자 쓴 ‘인턴일기’와 부모들에게 양육의 기본원리와 기술을 전달하고자 쓴 ‘만능양육’을 출간한 바 있다.
<글항아리/288쪽/1만4000원>
주혜진 기자 hjjoo@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