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게시판에도 드라마 비판 잇따라
간호사에 대한 왜곡된 묘사와 폭행 장면으로 물의를 일으킨 MBC 일일드라마 ‘찬란한 내 인생’ 측이 공식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와 함께 문제가 된 드라마 장면 관련 영상을 삭제했으며, 홈페이지 인물 소개 정보도 수정했다.
이는 대한간호협회가 드라마 내용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공식 사과와 함께 시정 조치할 것을 촉구하는 공문을 제작진에게 7월 3일 보낸 후 이뤄진 결과다.
제작진은 홈페이지 사과문을 통해 “전국의 간호사 여러분 및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면서 “지난 7월 2일 목요일 방송된 드라마 4회 방송 내용 중 극중 간호사인 박현희에 대한 잘못된 묘사와 폭력 장면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신 간호사 여러분과 시청자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극중 간호사로 등장하는 박현희는 실제 국내 병원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네일 장식과 구두를 착용하고, 개인의 목적을 위해 특정 환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려 하는 등 사실과 다른 표현으로 현업에 근무하시는 간호사분들께 불편함을 드렸다”고 인정했다.
또한 “극중 인물인 고상아의 재벌 갑질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의료진 폭행 장면이 전파를 타게 됐다”면서 “간호사 여러분 및 시청자께서 느끼신 불편과 지적을 겸허히 수용해 드라마 홈페이지 내 인물 소개 문구를 수정하고 관련 영상은 삭제 조치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앞으로는 이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드라마 제작에 더욱 더 주의하도록 하겠다”면서 “지금 이 시각에도 사명감 하나로 국민건강을 책임지고 계시는 전국의 간호사 여러분과 일상이 멈춰진 어려운 시기를 겪고 계신 시청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한편 문제가 된 드라마 장면은 7월 2일 방송됐다. 고상아(진예솔 분)가 입원한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병원을 찾은 상황에서 간호사 박현희(유 하 분)에게 폭언을 퍼붓고, 뺨을 때리는 등 폭행하는 모습이 나왔다. 여기에다 박현희의 분장이 네일아트를 하는 등 현실과 동떨어졌다.
또한 드라마 홈페이지에 게시된 등장인물 소개란에 박현희를 '이왕이면 눈 먼 의사라도 하나 잡아서 신분상승할 수 있는 병원에 취직하라는 어머니의 닦달에 대형병원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다'고 소개해 물의를 일으켰다.
방송 후 드라마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시청자들의 비판 글이 이어졌다.
“사실과 다른 간호사의 모습을 그려내 왜곡하고 비하하는 드라마는 모욕적이다.”
“코로나19로 목숨 바쳐 일하는 간호사를 방송에서 비하해 왜곡된 인식을 주입시키면 안 된다.”
"네일아트? 소독약으로 찢어지고 갈라지는 손을 한 번이라도 봤는가?"
“감독, 작가, 제작진 모두 간호사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상태다.”
최유주 기자 yjchoi@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