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고압산소치료센터 소속 응급의학 전문의와 간호사 등 팀원 전원이 ‘2020 태평양-북서부 고압의학 기초과정’을 수료하고 자격을 취득했다. 맨 오른쪽이 박다빛 간호사.
환자 케어, 모니터링, 교육 등 전담 --- 환자 눈높이 맞춘 설명 가장 중요
중환자실 또는 응급실 경력 필수 --- 폐쇄공포증 심하면 일하기 어려워
스터디 클럽 등 통해 끊임없는 노력 --- 미국 고압의학 기초과정 수료 자격취득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생소한 고압산소치료 분야에 도전해 전담간호사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박다빛 간호사. 그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고압산소치료센터’의 첫 전담간호사로 센터의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박다빛 간호사는 “고압산소치료는 간호사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면서 “많은 간호사들이 새로운 도전을 통해 함께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고압산소치료란 무엇인가요
“임상에서 실시하는 고압산소치료는 2기압 이상의 압력에서 100% 산소를 마시며 혈액과 조직 내에 고농도 산소를 공급하는 것을 말합니다. 2018년에 발생한 강릉 펜션 사고 이후 급성 일산화탄소 중독에서의 고압산소치료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어떤 치료인지 알려지게 됐는데, 아직까진 생소한 분야로 여겨지고 있어요. 국내에서 간호사가 고압산소치료 업무에 종사하는 것 또한 드문 일입니다.”
# 고압산소치료센터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고압산소치료센터에서는 응급의학 전문의와 간호사, 응급구조사로 구성된 전담인력과 고압가스 안전관리자가 한 팀이 되어 일하고 있습니다.
고압산소치료가 가능한 국내 대학병원 중 전문적인 중환자 치료가 이뤄지는 곳이 아직까지는 드물어요. 우리 병원은 10인용 다인용 치료기 1대와 1인용 기기 3대를 갖추고 있고, 급성 일산화탄소 중독 등의 응급환자 치료를 365일 24시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6년 6인용 치료기기 도입 이후 꾸준히 운영하며, 현재까지 1만2000회 이상의 치료 경험을 쌓았어요.”
# 이 분야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응급중환자실에서 일하면서 고압산소치료를 처음 접했어요. 하지만 환자를 고압산소치료실로 보내면서도 어떤 치료가 진행되는지는 잘 알지 못했죠. 원내에서 개최한 ‘고압산소치료 5000례 행사’에 참여하면서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고압산소치료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고 이해를 높이기 위해 부서 대표로 참여했어요. 교육을 통해 고압산소치료의 기초를 이해하고, 어떤 방식으로 치료가 진행되는지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강의를 들으면서 직접적인 환자 케어와 모니터링, 교육 등을 담당하는 간호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고압산소치료가 활성화돼 있는 미국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전문인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기억에 남았어요.
고압산소치료 분야에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간호사로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전담간호사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 고압산소치료센터 전담간호사의 역할은
“전담간호사의 주업무는 급성 일산화탄소 중독 환자, 만성 상처, 방사선으로 인한 골 및 조직 손상, 돌발성 난청 등 다양한 적응증을 가진 환자들의 치료 일정을 조율하고 관리하는 것입니다.
여러 인원이 함께 치료를 받는 다인용 기기를 이용할 경우에는 환자와 동승해 모니터링을 진행하며, 고압산소치료기기를 운용하는 오퍼레이터(Operator)가 되기도 합니다.
환자 교육과 모니터링을 통해 환자들이 고압의 환경에 적응하고 원활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습니다. 고압산소치료에 대해 환자와 보호자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고 치료를 이해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어떤 자격이 필요한가요
“기도삽관을 한 중환자 치료에 중점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중환자실 또는 응급실 경력이 필수입니다. 미국의 경우도 일반적으로 중환자실 경력이 풍부한 간호사들이 센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고압산소치료기기 내부의 공간이 한정적이므로 폐쇄공포증이 심하다면 업무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고압의 환경에서 치료가 진행되므로 압력 평형법도 원활하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는지
“더 전문적이고 안전한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매주 스터디 클럽 운영, 내부 교육, 환자 리뷰 등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에는 미국 포틀랜드와 시애틀에서 진행된 ‘2020 태평양-북서부 고압의학 기초과정’을 수료했고, 팀원 모두가 자격을 취득한 국내 유일 상급종합병원이 됐어요. 이는 미국 잠수고압의학회에서 필수교육으로 권고하는 과정입니다. 미국에서는 이 교육을 수료해야만 고압산소치료센터 업무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 고압의학 기초과정은 어떤 프로그램인가
“태평양-북서부 고압의학 기초과정은 매년 미국 현지에서 대면으로 진행되는데, 올해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비대면 화상교육으로 대체됐어요. 미국에 가지 않고도 교육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죠.
총 40시간 과정으로 진행된 교육을 통해 고압산소치료의 역사부터 기전, 적응증과 치료 효과, 다양한 연구결과들에 대해 더 깊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미국의 센터는 어떠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간접 경험을 통해 우리 센터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계기가 됐어요.”
# 어떤 계획과 포부를 갖고 있나요
“중환자실 간호사에서 고압산소치료 전담간호사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지 6개월이 지났습니다. 아직 경험도 충분하지 않고 배울 것이 더 많은 시점이죠. 앞으로 더욱 열심히 매진해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치료를 진행하는 간호전담인력이 되고 싶어요. 또 국내 고압산소치료에서 으뜸가는 병원으로 자리 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길 희망합니다.”
최유주 기자 yjchoi@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