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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간호사 근무형태 ‘정부 시범사업’ 시급하다
기사입력 2020-11-17 오전 10:02:34

정규직 기반으로 도입해 고용 안정과 처우 보장해야

병원현장 간호사 이직 예방하고 장기근속 위해 필요

#병원현장에서 간호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근무형태 도입’이 시급하며, 이를 정부 시범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간호사의 다양한 근무형태 유형으로 △주 40시간 미만 근무하는 ‘단축시간제’ △주말과 공휴일에만 근무하는 ‘휴일전담제’ △야간전담제 등 ‘고정근무제’ △12시간 교대근무 ‘2교대제’ △현장교수제와 같은 ‘재량근무제’ 등이 제시됐다.

#시간선택제 근무형태는 고용 안정과 적정 처우가 보장되는 정규직 기반으로 개발돼야 하며, 이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

다양한 간호사 근무형태 도입 국회 토론회 열려

강병원, 허종식, 이수진, 최연숙 국회의원 주최

대한간호협회, 대한병원협회 주관

일·가정 양립을 위한 ‘다양한 간호사 근무형태 도입’ 토론회가 11월 16일 오후 2시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수진(비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최연숙 국민의당 국회의원이 주최했다. 대한병원협회와 대한간호협회가 주관하고, 보건복지부에서 후원했다.

△정규직 전제로 도입 = ‘다양한 간호사 근무형태 도입’ 주제로 발표한 김미영 이화여대 간호대학 교수는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은 유휴간호사 경력단절 원인 1순위, 경력간호사가 이직·퇴직을 고려하는 원인 3순위로 꼽히고 있다”면서 “일과 삶의 균형을 제고해 직업만족도를 높이고, 경력간호사를 보유하고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근무형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연구에 따르면 167개 병원이 응답한 결과 야간전담제(103개), 2교대제(22개), 단축시간제(39개), 휴일전담제(3개) 등이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미영 교수는 “다양한 근무형태 도입 시 비정규직으로 채용되거나, 임금이 감소하고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등 근로조건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시간선택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기본적인 인력 충원이 보장된 상태에서 정규직을 전제로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로자의 근로시간주권 부각 = ‘간호사의 다양한 근무형태 도입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 주제로 발표한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간호사의 지식과 경험, 적정인력의 확보와 유지는 전체 의료서비스의 품질 수준을 유지·개선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면서 “간호사의 경력단절을 방지하고 우수한 인력을 유지·확보하기 위해서는 일·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다양한 근무형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근로자의 근로시간주권이 혁신적 가치로 부각되고 있고, 양질의 시간선택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대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순 교수는 “시간선택제 근무형태로 단축시간제, 휴일전담제, 야간전담제 및 2교대제가 논의될 수 있다”면서 “그 전제조건은 시간선택제 근무가 근로조건의 악화를 초래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시간선택제 근무는 정규직 근무의 한 형태일 뿐”이라며 “임금을 비롯해 복리후생, 승진 및 승급 등 근로조건 전반에 대해 합리적 이유없이 차별이 이뤄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시범사업방안 제시 = ‘간호사 근무형태 시범사업방안’ 주제로 발표한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학 교수는 “병원 형태와 기능에 따른 다양한 간호사 근무형태 시범사업을 정부에서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양한 근무제를 통해 현장 간호사의 근무안정과 장기근속을 유도하고, 유휴간호사의 정규직 현장복귀를 유도함으로써 간호사 수급과 고용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면서 “시범사업을 통해 성공사례를 발굴해 병원별 특성에 맞는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범사업 유형으로 △주 40시간 미만 근무하는 ‘단축시간제’ △주말과 공휴일에만 근무하는 ‘휴일전담제’ △야간전담제 등 ‘고정근무제’ △12시간 교대근무 ‘2교대제’ △현장교수제와 같은 ‘재량근무제’ 등을 제안했다.

김진현 교수는 간호관리료 차등제 신고기관 중 10% 수준인 38개 기관 또는 5% 수준인 19개 기관을 선정해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참여 희망기관을 대상으로 병상규모별로 안배해 선정하는 방안이다. 이와 함께 간호사 인건비 지원 소요비용 규모, 지원금 청구 및 지급절차 방안 등도 발표했다.

△운영사례 발표 = 지정토론은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좌장을 맡아 진행한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미순 삼성서울병원 간호부원장은 “간호사들이 3교대 근무 때문에 병원을 떠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다양한 형태의 근무제도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면서 “현재 갖고 있는 인프라 내에서 근무형태에 대한 간호사들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 삼성서울병원에서 도입해 호응을 얻으며 점진적으로 확산시켜 나가고 있는 12시간 2교대 근무제 및 야간전담근무제, 새롭게 도입한 SMC(삼성서울병원) 유연근무제 등의 운영사례를 소개했다.

이규민 청구성심병원 간호부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간호사를 확충하기 위해 다양한 근무형태를 도입하게 됐다”면서 “시간선택제(4시간), 오전전담제, 야간전담제, 선택근무제, 주간전담제, 오후전담제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총 28명(전체 간호사의 19%)이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간호사들의 역량강화를 위해 대한간호협회 간호인력취업교육센터에서 실시하는 교육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구성심병원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선도병원으로 2년(2019·2020) 연속 지정됐다.

조승연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은 “일·가정 양립을 위한 다양한 근무형태 도입이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 간호사들이 일하고 싶은 병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영조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간호사 처우개선에 대해 강화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해나가겠다”면서 “간호사들이 보다 나은 근무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개회사 및 인사말 = 강병원 국회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의료현장의 최일선을 책임지는 간호사의 높은 이직률은 업무의 숙련을 단절시키며 엄청난 사회적 비용 발생과 더불어 환자 생명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시대 변화와 의료현장에 맞는 간호사의 근무형태에 대한 다양한 대안들이 충분히 공유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허종식 국회의원은 “지금이야말로 활동간호사 인력부족 문제에 대한 실질적 정책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법·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된 다양한 간호사 근무형태 적용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논의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수진 국회의원은 “간호사들이 이직률이 높다는 것은 그 만큼 일과 삶이 함께 가능하지 않은 상황 때문이며, 이 상황은 간호사들이 환자들에게 좋은 간호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게 하는 중요한 원인이기도 하다”면서 “간호사들이 일과 가정의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간호사들뿐만 아니라 환자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근본적으로 의료인의 법정 배치율을 높여야 하며, 안 지켜도 그만인 현재의 법정 배치율의 실효성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다양한 근무형태가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간호사들의 처우가 열악해지거나 인사상의 불이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귀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는 만큼 이를 불식시킬만한 확실한 장치가 함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숙 국회의원은 “임신·출산·육아로 인한 간호사의 퇴직과 경력단절이 심각한 상황이며, 간호사의 장기근속과 숙련된 간호사 확보를 위해 다양한 근무형태 개발과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토론회에서 현장 간호사의 안정적 확보와 장기근속을 위한 다양한 근무형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책이 마련되기 바란다”면서 “저 역시 성과를 이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인사말을 한 정영호 대한병원협회장은 “어떻게 하면 숙련된 간호사가 계속 근무하도록 해 양질의 간호를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을지 그 대안을 대한병원협회와 대한간호협회가 같이 고민해보고자 토론회를 주관하게 됐다”면서 “다양한 간호사 근무형태 도입에 대한 정부 시범사업이 시행될 수 있기를 고대하며, 시범사업이 원활히 시행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장은 “대한병원협회와 함께 다양한 간호사 근무형태 도입을 주제로 토론회를 공동주관하게 된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면서 “다양한 근무형태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을 정부에서 적극 추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규숙 편집국장  kschung@koreanurs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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